아비뇽, 장 미셸 오토니엘 초대형 개인전 '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들'

COSMOS or the Ghosts of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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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짜2025년 6월 28일 ~ 2026년 1월 4일

아비뇽 장미셸 오토니엘 전시
© Seonju PARK

소요 시간: 0 분게시일: 14 11월 2025

프랑스 남부 아비뇽이 예술의 도시로 다시 태어났다. 오는 2026년 1월 4일까지 진행되는 프랑스 현대 예술가 장 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의 초대형 예술 프로젝트가 현재 아비뇽 전역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중세 유산과 현대미술이 어우러진 이번 전시는 예술을 통한 도시 재해석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아비뇽은 지금,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이다. 도시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장 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의 작품 260여 점이 중세의 건축물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여행자에게 이전과는 전혀 다른 아비뇽의 얼굴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도시가 유럽 문화수도에 선정된 지 25주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 3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 장소는 상징적이다. 아비뇽 교황청(Palais des Papes)을 중심으로 교황청 광장, 아비뇽 다리, 프티 팔레 미술관, 칼베 미술관, 레퀴엥 박물관, 라피데르 박물관, 생 클레르 수도원, 포메르 목욕탕, 랑베르 컬렉션 등 10곳이 전시 무대다.

아비뇽 장미셸 오토니엘 전시
© Seonju PARK

전시 제목은 "OTHONIEL COSMOS ou les Fantômes de l'Amour(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들)"이다. '코스모스(Cosmos)'는 도시 전체를 하나의 우주로 상정해 구성된 전시 구조를 상징하며, '사랑의 유령들'은 작품 전반에 흐르는 감정의 서사와 인간 존재에 대한 시적 통찰을 드러낸다. 유리, 금, 벽돌, 진주, 별자리, 토템, 분수 등 다양한 소재가 작품마다 결합되어 있으며, 조각, 회화, 설치 작업이 각 장소에 맞게 조율됐다.

아비뇽 장미셸 오토니엘 전시
© Seonju PARK

가장 많은 작품이 설치된 장소는 단연 아비뇽 교황청이다. 15개 공간에 총 133점이 전시되며, 대예배당에는 지름 5m의 천체 모빌과 수천 개의 유리벽돌로 구성된 은하수가 바닥을 수놓는다. 대기실은 황도 12궁을 형상화한 천문관으로 탈바꿈했고, 대연회장에는 백금 캔버스를 배경으로 자연과 꽃에서 영감을 받은 대형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아비뇽 장미셸 오토니엘 전시
© Seonju PARK

지난 8월, 아비뇽 페스티벌의 메인 무대인 교황청 중정(Cour d'Honneur)에서는 장 미셸 오토니엘의 설치작품을 배경으로 한 현대무용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안무가 캐롤린 칼슨(Carolyn Carlson)의 연출 아래, 파리 오페라의 무용수 위고 마르샹(Hugo Marchand)과 카롤린 오스몽(Caroline Osmont)이 출연해 공간과 작품, 움직임이 결합된 공연을 선보였다.

아비뇽 장미셸 오토니엘 전시
© Seonju PARK

중세 다리 위에 세워진 두 개의 예배당과 교각 아래쪽에도 오토니엘의 작품이 설치돼 있다. 아비뇽 다리에서는 황금빛 아치 ‘항해자의 문(Porte des Navigateurs)’과 붉은 유리, 황금으로 장식된 십자가들을 볼 수 있다. 라피데르 박물관에서는 인도에서 받은 영감을 유리 벽돌 시리즈로 풀어낸 '프레셔스 스톤윌'과 '원더 블록'이 고대 석관과 공존한다. 고대와 현대가 물리적으로 충돌하면서도 시각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다.

1891년 지어진 포메르 목욕탕은 전시를 계기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아르데코 양식의 건물 안팎에는 오토니엘의 분수 14점이 설치돼 있다. 벨 에포크 시대의 위생 문화와 사회적 풍경을 보여주던 이 공간은 오늘날 새로운 예술적 상징으로 변모하고 있다.

아비뇽 장미셸 오토니엘 전시
© Seonju PARK

입장료는 교황청과 랑베르 컬렉션이 각각 12유로, 아비뇽 다리는 5유로이며, 나머지 장소는 모두 무료로 개방된다. 이 전시는 단일 작가가 도시 전체를 무대로 펼치는 보기 드문 예술 프로젝트다. 작품과 장소의 만남이 남프랑스 겨울 여행에 깊이를 더한다. 

By Seonju PARK 박선주

프랑스 관광청에서 n년차 마케팅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자칭타칭 프랑스 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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