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계절이면, 프랑스 크루아제트(Croisette) 거리에는 전 세계 영화인의 시선이 집중된다. 코트 다쥐르 지역 최대의 행사이자 영화계를 대표하는 축제인 칸 국제영화제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늘 그래왔듯 올해도 수많은 신작들과 재능 있는 신인 배우들이 영화제에서 자신의 매력을 뽐낼 것이다. 올해 제78회를 맞이하는 칸 영화제는 5월 13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1946년 9월 20일, 당시 예술부 장관이었던 장 자이(Jean Zay)의 주도 하에 제 1회 칸 영화제가 개최되었다.
이후 1952년부터 칸 영화제는 전세계 영화인들이 한데 모이는 연례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칸 영화제가 열리는 페스티벌 궁(le Palais des Festival) 앞에 높이 늘어선 레드카펫 계단이 바로 그 상징이다.
칸 영화제는 모든 영화제의 기준이라 할 수 있다. 페데리코 펠리니, 잉그리드 버그만, 루이스 브뉘엘,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등 관객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 영화를 탄생시킨 수많은 거장들이 칸 영화제를 거쳐갔다. 쿠엔틴 타란티노,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라스 폰 트리에 등의 감독들은 칸 영화제를 통해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제77회 칸 영화제 돌아보기
지난 칸 영화제에서는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배우인 그레타 거윅이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그녀는 영화 <바비(Barbie)>로 큰 성공을 거둔 후 곧바로 이 중책을 맡게 되었다. 개막식과 폐막식은 배우 카미유 코탱이 사회를 맡아 영화제의 시작과 끝을 장식했다.
총 22편의 경쟁 부문 출품작 중 황금종려상은 미국의 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인 션 베이커의 영화 <아노라(Anora)>가 차지했으며, 그랑프리는 파얄 카파디아 감독의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We Imagine as Light)가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카인즈 오브 카인드니스(Kinds of Kindness)>에서 열연한 제시 플레먼스에게 돌아갔으며, 여우주연상은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에밀리아 페레스(Emilia Perez)>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셀레나 고메즈,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조 샐다나, 아드리아나 파즈가 공동 수상했다.
젊은 예술 영화들을 조명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은 자비에 돌란이 심사위원장을 맡았으며, 네보이샤 슬리예프체비치 감독의 <침묵할 수 없었던 남자 (The Man Who Could Not Remain Silent)>가 최고상을 수상했다.
(한국 영화는 경쟁 부문에서는 제외됐지만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와 김량 감독의 <영화 청년, 동호>가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제78회 칸 영화제 미리보기
2024년 그레타 거윅에 이어 2025년에는 세계적인 배우 줄리엣 비노슈가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는다. <랑데부(Rendez-Vous)>, <사랑을 카피하다(Copie Conforme)>, <프렌치 수프(La Passion de Dodin Bouffant)> 등의 작품으로 사랑받아 온 그녀는 처음 칸 영화제에 모습을 드러낸 지 40년 만에 다시 한번 심사위원장으로서 칸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으며 영화제를 이끌 예정이다.
제78회 칸 영화제는 2025년 5월 13일부터 24일까지 열리며, 추후 심사위원단 구성과 경쟁 부문 진출작이 공개될 예정이다.
그때까지, 지난 칸 영화제의 빛났던 순간들을 돌아보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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