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따라 떠나는 프랑스 여행 - 라벤더, 벚꽃 등 개화시기

꽃은 계절의 변화를 알린다. 봄이 온다, 봄이 왔다, 봄이 간다, 봄이 갔다. 이번 봄, 프랑스 여행을 계획하는 당신의 발걸음에는 꽃길만 펼쳐지길. 여행의 한 장면을 좀 더 화사하게 만들어 줄 프랑스 대표 꽃구경 여행지를 소개한다.

1월 - 3월 중순 | 봄이 온고 있다는 신호, 미모사💐

겨울에 태어나는 꽃 미모사는 화사한 겨울을 보내기 위한 영국인들에 의해 1880년 경 남부 프랑스에 처음 소개됐다. 겨울이 절정인 1월부터 시작해 초봄으로 접어드는 3월 중순까지 노란색 꽃을 피운다. 미모사는 프랑스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영역을 넓혔다. 미모사가 만개한 지역을 이어 130km 가량의 미모사 루트를 선보일 정도로 말이다. 노란빛으로 물든 미모사 루트는 해안 마을 봄 레 미모사(Bormes-les-Mimosas)와 향수의 도시 그라스(Grasse)까지 이어진다.
봄 레 미모사는 이름에서도 미모사와의 인연을 읽을 수 있다. 미모사 꽃이 많아지면서 1968년부터 기존 지명이었던 ‘봄(Bormes)’에서 미모사를 추가한 것. 1월부터 3월까지 봄 레 미모사에 방문한다면 미모사로 화려하게 물든 도시를 기대해도 좋다. 프랑스 대통령들의 공식 여름 별장이 있을 만큼 다양한 액티비티와 볼거리, 즐길 거리로 가득한 도시이기도 하다.
미모사 루트는 봄 레 미모사에서 라욜카나델쉬르메르(Rayol-Canadel-Sur-Mer), 생 라파엘(Saint-Raphaël)과 탄느롱(Tanneron) 산맥 기슭에 위치한 망들리유 라 나풀(Mandelieu-la-Napoule)을 지나 가장 넓은 규모의 미모사를 만날 수 있는 그라스까지 이어지는 여정이다. 그라스의 구불구불한 중세 시대 골목길을 거닐다 보면 어느덧 향긋한 미모사에 취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3월 말 - 4월 초 | 파리에 봄이 왔나 봄, 벚꽃🌸

사랑스러운 파리가 더욱 사랑스러워지는 시기는 봄이다. 4월의 파리는 팝콘처럼 핀 벚꽃으로 마비가 된다. 이르면 4월 초, 늦으면 4월 말까지 벚꽃 로드가 이어진다는데, 4월 중순 경이 만개한 벚꽃을 만날 확률이 높다.
파리의 가장 대표적인 벚꽃 명소로는 파리 식물원, 노트르담 대성당, 샹 드 마르스 공원을 꼽을 수 있다. 평소에도 예쁜 꽃과 수많은 식물을 만나볼 수 있는 파리 식물원에서는 탐스러운 겹벚꽃 나무 아래 피크닉을 즐기는 이들로 더욱 붐빈다. 여행자를 설레게 하는 벚꽃 명소는 단연코 샹 드 마르스 공원이다. 파리의 랜드마크인 에펠탑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수놓은 벚꽃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피크닉 장소로나 스냅 사진 촬영지로도 인기가 많지만 핑크빛 벚꽃으로 물든 모습은 특별함을 더한다.
파리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벚꽃 나들이를 다녀오기에 멋진 곳들도 여럿이다. 쏘 공원(Parc de Sceaux), 지베르니(Giverny), 마틴 루터 킹 공원(Martin Luther King Park), 플로랄 드 파리 공원(Parc Floral de Paris) 등을 추천한다.

5월 중순 - 6월 말 | 프랑스의 장미 사랑, 장미🌹

꽃들의 여왕이라 불리는 장미는 5월 중순부터 6월 말 가장 화려한 모습을 뽐낸다.
프랑스는 장미를 사랑하는 나라다. 프랑스인들은 고대 시대부터 장미를 정성껏 재배하고 연구해왔는데 지금까지도 일상에서 장미를 자주 소비한다. 테이블 위에 장미꽃을 올린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만나기 쉽고 디올, 랑콤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명품 화장품 브랜드들은 독자적인 장미 품종을 개발하는 등 곳곳에서 여성스럽고 매혹적인 장미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프랑스에서도 장미가 잘 자라기에 적합한 지역으로 발 드 루아르(Val de Loire)를 꼽을 수 있다. 또 중부 지방인 루아레(Loiret)에는 장미 전문 정원사가 가꾼 개인 정원부터 중세 시대의 교회, 성곽과 마을 등 아름다운 장미를 만나볼 수 있는 20곳을 잇는 약 8km의 ‘장미의 길(Route des roses)’도 있다.
그중에서도 아름다운 장미 스폿 5곳을 소개한다. 우선 샤므롤 성(Château de Chamerolles) 그리고 성에서 가까운 곳에는 앙드레 에브(André Eve) 장미원이 있다. 샤므롤 성의 르네상스 풍 정원에는 60여 개 품종의 장미를 만나볼 수 있는데 천천히 산책하기에 아름다운 길로 알려져 있다. 장미 크리에이터로 유명했던 앙드레 에브(André Eve)가 기존의 장미 품종과 접목해 개발한 신품종을 비롯해 약 600여 종의 변종을 만나볼 수 있는 장미원도 있다. 장미가 가장 제철인 시기에 대중들에게 한시적으로 개방하니 놓치면 아쉽다.
파크 플로랄 드 라 수르스(Parc Floral de la Source)의 장미원은 6월부터 9월까지 절정을 이룬다. 다양한 색의 장미들이 라벤더와 백리향 등 여러 꽃들과 조화롭게 섞여 또 다른 향을 만들어낸다. 장미를 너무나도 사랑한 장미 수집가가 만든 마누아 드 라 자블리에르(Parc du manoir de la Javelière) 공원, 낭만적인 영국식 정원 로클랭 정원(Les Jardins de Roquelin)도 있다.

6월 - 7월 | 프로방스로 떠나는 라벤더 로드 트립, 라벤더💜

끝없이 펼쳐진 보랏빛 물결 사이로 인생의 아름다운 장면을 새기러 떠나는 여행. 프랑스 프로방스는 6월부터 7월까지 향긋한 라벤더로 일렁인다. 이 시기에만 경험할 수 있는 라벤더 로드 트립이다.

발랑솔(Valensole)은 프랑스 최대의 라벤더 생산지다. 1년 중 300일이 따스한 햇살로 가득한 이곳에는 라벤더가 지평선을 이룰 만큼 어마어마한 규모의 라벤더가 펼쳐져 있다. 그래서 이곳에선 아무렇게나 찍어도 인생 샷을 건질 수 있다는 후기가 많다. 아름다운 색뿐만 아니라 심신을 안정시키는 은은한 향을 뿜어내고 있으니 힐링 여행지로도 손색없다. 꿀, 비누, 오일, 방향제 등 라벤더로 만든 다양한 제품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한 편.

보클뤼즈 지역의 쏘(Sault)에서는 8월 중순까지도 라벤더를 만날 수 있다. 드넓은 라벤더 평원과 밀밭이 번갈아 가며 펼쳐지는 장관을 이룬다. 매주 수요일에는 라벤더 마켓이 열리고, 매년 8월 15일 가장 큰 라벤더 축제가 열리니 기억해 두시길. 고르드(Gordes)에서는 로마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세낭크(Sénanque) 수도원 앞으로 펼쳐진 라벤더를 만나볼 수 있다.

6월 - 7월 | 태양을 향해 일편단심, 해바라기 🌻

반 고흐가 사랑한 꽃, 해바라기. 파리의 벗어나 아를(Arles)에 도착한 반 고흐에게 푸른 하늘 아래 쨍하게 피어난 해바라기는 어쩌면 팍팍한 현실과 대조적인 따뜻한 희망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6~7월 사이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를 여행하다 보면 커다란 키의 오렌지빛 해바라기를 자주 만날 수 있다. 반 고흐의 대표 작품들이 탄생한 아를에 가게 된다면 몽마주르 수도원(Abbaye de Montmajour) 근처 해바라기 밭을 찾아봐도 좋겠다. 또 카르팡트라(Carpentras)에서 아비뇽(Avignon)으로 향하는 지방국도 D942를 타거나 르 퓌 생트 레파라드(Le Puy-Sainte-Réparade), 마노스크(Manosque) 등 남부 프랑스 곳곳에서도 해바라기 밭을 자주 마주할 수 있다.
또 다른 황금빛 물결이 펼쳐지는 곳, 발랑솔(Valensole)이다. 발랑솔은 라벤더 마을로 유명하다. 굳이 라벤더 밭을 찾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만날 수 있으니 마을 전체가 라벤더로 뒤덮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라벤더 곁으로 해바라기 밭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라벤더 밭과 해바라기 밭을 동시에 만날 수 있으니 일석이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