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드 루아르, 쇼몽 성의 환상적인 정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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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 Sa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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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time: 0 minPublished on 16 4월 2020

30년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쇼몽국제정원축제(Festival International des Jardins de Chaumont-sur-Loire)는 관람객의 감각과 상상력을 자극시켜왔다. 다음 축제가 열리길 기다리며 예술적 유토피아의 기록 속에서 상상의 산책을 즐겨보는건 어떨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원은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미래에 대한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시적이면서 미래지향적이기도 하고, 가끔은 제멋대로인 이 곳의 다양한 모습들을 들여다보자. 모두가 기억하고 꿈꾸는, 곧 다시 만날 날이 손꼽아 기다려지는 정원 몇 곳을 추려보았다.

영원한 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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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 '영원함'이란 페르시아 정원에서 언급되는 낙원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잎이 우거진 '정글' 위에 달랑거리는 보라색 비닐봉지를 이야기한다. 물을 줄 필요도, 따로 관리할 필요도 없지만 일년 내내 정원의 색깔이 유지되는 이상적인 '재배법'으로 가꿔진 곳이다. 허공에 달려있는 비닐봉지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작가가 플라스틱 없인 살 수 없는 현 시대에 대해 고찰해보길 제안하는 듯하다.

정원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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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비친 풍경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참 동안 빠져들어 감상하게 만든다. 그러다 문득 이런 질문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저 나무는 왜 혼자 우뚝 서있을까?' 홀로 서 있는 저 나무가 바로 작품 "섬의 가능성(La Possibilité d'une île)"이다. 섬이라기 보단, 물이 차올라 공간이 줄어든 '정원'이라고 표현하는게 맞을까.

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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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목길을 걷다 갑작스레, 형형색색 다양한 색의 향연이 나타난다. 장치 역할을 하도록 설치된 거울 덕분에 색깔의 화려함이 배가된다. 미디어에서 벗어나 자연을 감상할 시간을 가질 기회다.

공상적인 오아시스

Eric Sa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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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를 떠오르게 하는 날 것 그대로의 지면과 꿈 속에서나 보던 공중도시가 눈 앞에 펼쳐진 것만 같은 무성한 식물. 그 중심엔 기술과 환경 보존을 이어주는 오아시스가 자리하고 있다. 참으로 공상적인 풍경이지 아니한가.

희귀한 보물

Eric Sa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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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몽상가 같고 때로는 시인 같은 정원 창작자들은 자연을 소재로 한 놀라운 작품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온 에너지를 쏟는다. "식물 호기심의 방(Cabinets de curiosités végétales)"은 식물을 기르는데 일가견이 있는 이들에게 헌정된 공간이다. 공간 하나에 한 그루씩 배치된 희귀 종려나무는 마치 보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중대 죄악

C. Diaz
© C. Diaz

아담과 하와가 쫓겨난 에덴 동산에 다시금 죄악을 퍼트린다? 이처럼 미친 생각이 또 있을까. 덤불 한 가운데 뜬금없이 자리한 거울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게 만든다. 마치 본인의 외모에 심취해있던 나르키소스처럼 말이다. 뿐만 아니라, 물 속에 숨겨진 정원, 물에 비친 구름, 혹은 거울 너머로 보이는 풍경 등 겉으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달콤한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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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지저귀고 동물이 울부짖는 소리 사이로 35개의 목소리가 35개의 언어로 « 사랑해 »를 속삭인다. 어찌 ‘사랑의 정원’과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무한으로 늘어져있는 빨간 버드나무 속에 서있노라면 실제 삶에서도 가끔 그러하듯, 감정의 소용돌이 속을 헤매게 된다. 청각을 이용해서도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니. 게다가 ‘사랑해’처럼 달콤한 말을 속삭여주면 그 감동은 훨씬 증폭된다.

지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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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식물을 땅 밖에서 자라게 하기. 장필리프 푸아레빌(Jean-Philippe Poirée-Ville)의 괴짜스러운 도전이 공중 재배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곡선을 그리며 뒤엉켜 자란 ‘공기의 요정(Sylphe)’, 넝쿨들은 직선으로 뻗은 성의 선과 대비를 이루며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생물다양성

Festival International des Jardins
© Festival International des Jardins

땅 속에서 막 솟아 오른 듯한 대형 양파 모양의 조형물들이 실로 탐스러워 보인다. 풍요로움이 절로 느껴지는 이 작품은 토지의 역할을 넘어, ‘행복한 생물 다양성의 예술(l’Art de la biodiversité heureuse)’과 정원의 미래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정원에서 울리는 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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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 톤의 초원과 재즈살롱의 어두운 보물 사이,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의 목소리로 재즈 발라드 곡 '바디앤소울(Body and soul)'이 들린다. 빌리 홀리데이를 기리면서도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정원이다.

희망을 담은 붉은 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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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태세를 갖추기라도 해야 하듯, 붉은 꽃밭은 당장 도사릴 위험을 예고하는 듯하다. 우리 모두가 깊이 생각해야 하는, 현 시대에 알맞는 메세지다. 그래도 붉은 희망의 끈을 놓치진 말자. 심장처럼 뛰는 덤불 속 우리의 삶은 존재하고 있으니.

By Anne-Claire Delorme

여행 기자 anneclairedelorme@yahoo.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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