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도시에서 보낸 45일, <아 무샹 À Mouchamps> 미리보기 1회

아무샹
인생의 가치를 되짚어 보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여기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프랑스인들의 일상을 몸소 경험하며 깨달은 삶의 가치들을 글과 소리로 소중히 담아낸 예쁜 커플을 소개한다. <커플의 소리 Le Son du Couple>로 활동하는 김모아 작가와 허남훈 감독은 프랑스 소도시 무샹 Mouchamps 에서 뜻밖의 45일의 시간을 보냈다. 여행 제한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커플이 들려주는 소리를 따라 프랑스 전원생활의 향취를 느껴보자.

About Mouchamps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낭트 Nantes까지 2시간 30여 분 기차를 타고, 차로 40여 분을 달리면 아담하고 한적한 시골 마을 무샹이 나온다. 8년 전 거제도 봄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프랑스 친구 둘과의 인연으로 무샹에 사는 세실을 만났다.

아침마다 지저귀는 새소리에 눈을 뜨고, 음악을 사랑하는 친구 가족들과 음악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점심이든 저녁이든 상관없이 가까운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평범한 와인을 마시며, 텃밭에서 버섯과 감자, 토마토, 파슬리 등을 키우며 부지런한 오후를 보내고, 장작을 때워 밤의 공기를 덥힌 후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스르륵 잠에 드는, 내일과 미래의 걱정으로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는 관계 안에서 경쟁 또는 성장해야 하고 더 벌고 더 가지라 외치는 도시의 리듬과 속도를 잊게 하는 곳.

꽉 쥐었던 긴장의 끈을 놓고 우리 만의 리듬과 속도를 찾아도 되는 곳. 유명한 관광지도, 몰려드는 관광객도 없이 평온한 풍경 안에서 자신 또는 사람들과 보내는 일상이 전부인 곳.

언제 어느 길을 걸어도 아름다운 프랑스 시골 마을이다.

Baguette

그토록 기다리던 빵집 주인이 봄 휴가에서 돌아왔다.

도착한 날부터 닫혀있던, 좋아하는 빵집이 문을 여는 날,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비 오는 언덕의 오솔길을 걸어올라 빵집에 들어섰다. 바게트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 빵집은 라 페트리잔 La Pétrisane이란 이름의 바게트를 잘 만든다. 겉은 적당히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맛있는 바게트. 손에 들고 먹기 좋게 조금씩 떼어먹다보면 금세 부스러기만 남곤 한다.

프랑스 혁명 이후, 부의 정도와 사회적 지위를 막론하고 모든 이들이 평등하게 평등한 빵을 먹을 수 있도록 바게트의 길이와 무게가 80cm에 300g으로 정해졌다고 한다.

모두를 위한 빵. '평등.'
손꼽아 기다리던 바게트를 떼어 먹으며 바게트의 진짜 의미, 프랑스 사람들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되새긴다.

3월 첫날의 기록

시간은 왜 이리 빨리 가는 걸까... 오후 5시가 되기 5분 전, 세실이 우리를 데리러 왔다. 세실 남자친구인 기욤의 부모님 집은 마을의 하나뿐인 펍 바로 뒤편이었다. 기욤의 엄마에게(프랑스 3월 1일은 할머니의 날로 손주들이 할머니에게 꽃과 선물을 하는 날. 그녀도 할머니였다) 한국화가 그려진 합죽선을 선물했다.
"난 너희 할머니도 아닌데 선물을 다 주다니... 만나서 반갑고, 정말 고마워!"

그녀의 말을 언어가 아닌 마음으로 알아 들었다. 이곳에서는 그렇게 알아듣는 말이 대부분이다.

기욤을 따라 부모님 집 구석구석을 구경하다 소박하게 꾸미고 가꾸는 그들의 마당 겸 놀이터에서 아컹시엘 Arc-en-ciel (무지개)을 만났다.

커플의 소리 Le son du couple

여행과 삶의 경계를 허물며 그 순간에서 얻은 영감을 책, 영상, 음악으로 기록하는 허남훈 감독과 김모아 작가의 프로젝트 그룹이다. 이들은 서로의 창작욕에 불을 지피며 무형의 언어를 문화적 결과물로 쏟아낸다.

프랑스 관광청은 '커플의 소리'가 프랑스의 시골마을 무샹에서 보낸 45일을 기록해 엮은 책, <아 무샹 À Mouchamps>을 연재한다. 책은 온라인 (외부 링크) 을 통해 구매 가능하다.

아무샹

무샹 Moucham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