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 6관왕 달성의 해, '세계 축구 수도'가 된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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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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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 시간: 0 분게시일: 22 12월 2025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는 “별이 다섯 개” 정도로 자랑할 수 없다. 적어도 별 혹은 트로피가 여섯 개는 돼야 어디다 명함을 내밀 수 있다. 파리를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팀 파리생제르맹(PSG)은 2025년에 우승컵을 여섯 개 들어 올렸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봐도 세 번째(2009년 FC바르셀로나, 2020년 바이에른뮌헨)다. 2025년으로만 한정하면, PSG는 유럽 최강을 넘어 지구 최강팀이다. 

PSG는 12월 17일(이하 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있는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한 FIFA인터컨티넨탈컵에서 남미 챔피언 플라멩구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1로 승리하면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승부차기에서는 골키퍼 마트베이 사포노프가 네 차례나 선방하며 영웅이 됐다. 

2025년, PSG는 프랑스에서 리그앙(리그), 프랑스컵(FA컵), 트로페 데 샹피옹(슈퍼컵)을 들어올렸고, 유럽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UEFA 슈퍼컵을 차지했다. 이어 세계 무대에서 FIFA 인터컨티넨탈컵까지 얻으면서 6관왕이 됐다. FIFA클럽 월드컵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PSG가 결승전에서 상대한 플라멩구가 거둔 성과를 보면 이 트로피가 지닌 가치는 더 높아진다. 플라멩구는 올 시즌 플라멩구는 브라질 세리에A, 캄페오나투카리오카, 수페르 코파두브라질, 남미축구연맹(CONMEBOL) 리베르타도레스를 제패하면서 4관왕에 오른 남미 최강자였다. 

한국 출신 선수 이강인이 부상으로 나간 부분은 아쉬웠다. 이강인은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나와서 ‘가짜 9번’ 역할을 소화하다가 전반 34분에 허벅지(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됐다. 아직 부상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강인은 2025년 가장 영광스러운 보낸 한국 선수임은 틀림 없다. 

연말연시에 파리에 가면 지구 최강팀 경기를 볼 기회가 있다. 12월 20일에는 방데퐁트네와 프랑스컵 경기를 하고, 1월 4일과 8일에는 파리FC(리그), 올랭피크드마르세유(트로페데샹피옹)와 차례로 맞붙는다. 1월 4일 경기는 37년 만에 벌어지는 파리 더비라 더 관심을 끈다. 경기는 스타드 장 부앙에서 하는데 PSG 홈 경기장 길 건너라 매우 가깝다. 

PSG는 이날 경기 전에도 낭보를 받았다. 2025 발롱도르 수상자 우스만 뎀벨레가 FIFA 올해의 선수상 트로피도 받았다. 뎀벨레는 팀이 지구 최강팀이 되는 데 이바지하면서 자신도 개인상을 ‘천하통일’했다. FIFA 더 베스트11에도 뎀벨레, 파초, 비티냐, 하키미, 돈나룸마(7월 이적)를 올렸다. 

파리는 유럽 혹은 세계 축구 수도라는 표현과는 어울리지 않는 도시였다. 2025년에는 그 수식어까지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 6관왕을 차지한 팀과 명실상부 가장 뛰어난 선수를 보유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감독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FIFA 더 베스트 감독에 올랐다. 

더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지구 최강 PSG도 2025-26시즌 리그앙에서는 ‘고전’ 중이다. 16라운드 현재 PSG는 승점 36점으로 RC랑스(승점 37점)에 이어 2위다. 누가 리그앙이 시시하다고 했을까? 

By Chung Ryu 류청

류청 기자는 프랑스어를 전공하고 스포츠 전문 미디어 히든 K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여행과 문화 등 축구장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책 <축구는 사람을 공부하게 만든다>, <유럽 축구 엠블럼 사전>, <월드컵 축구 엠블럼 사전>, <박태하와 연변축구 4년의 기적>의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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