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며, 파리는 또 한 번 천천히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부터 숨은 문화 공간의 변화까지, 2026년의 파리는 익숙한 풍경 위에 새로운 이야기를 더할 예정이다. 디즈니랜드 파리의 대대적인 변신부터, 샹젤리제 한복판의 루이비통 호텔 개장, 도시의 역사와 현재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예술 프로젝트와 문화 공간까지. 2026년, 놓치지 말아야 할 파리의 새로운 장면들을 확인해 보자.
디즈니랜드 파리 겨울왕국 테마존 오픈
Paris, France
디즈니 덕후들 모여라! 드디어 모두가 기다리던 날짜가 공개되었다. 2026년 3월 29일, 파리 디즈니랜드의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파크(Walt Disney Studios Park)가 디즈니 어드벤처 월드(Disney Adventure World)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연다.
이번 리뉴얼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다. 기존 대비 약 2배에 달하는 면적 확장과 함께, 2002년 이후 파크의 90%에 달하는 대대적인 변신이 예고되어 있다. 새롭게 추가되는 공간은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 어드벤처 웨이(Adventure Way)이다. 이곳은 파크의 새로운 메인 스트리트로, 라푼젤에서 영감을 받은 신규 어트랙션을 비롯해 14개의 새로운 레스토랑과 푸드 코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반면 어드벤처 베이(Adventure Bay)는 거대한 인공 호수로 조성될 야간 쇼 전용 공간이다. 물 스크린, 분수 안무, 불꽃 연출은 물론 세계 유일의 공중·수중 드론 발레까지 더해져 하늘과 물을 동시에 수놓는 야간 쇼가 펼쳐질 예정이다.
디즈니 어드벤처 월드(Disney Adventure World)는 겨울왕국, 픽사 애니메이션, 마블 어벤져스, 이 세 개의 몰입형 테마 월드로 구성된다. 네 번째 테마인 ‘라이온 킹’은 추후 추가될 예정이다.
이번 디즈니랜드 파리 리뉴얼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은 단연 겨울왕국 세계(Le Monde de La Reine des Neiges)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대표작 중 하나인 겨울왕국의 세계를 현실로 구현해 아렌델 왕국이 실물 크기로 재현된다. 36m 높이의 북쪽 산과 그 정상에 위치한 엘사의 얼음 궁전, 산 아래로 펼쳐지는 아렌델 마을, 노르웨이 전통 장식 기법으로 완성된 스칸디나비아 풍경까지 구현된다. 관람객은 더 이상 구경꾼이 아니라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어 완전히 몰입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최신 로봇 기술로 구현된 올라프와의 상호작용도 예정되어 있다.
디즈니랜드는 단순한 놀이공원이 아니다. 어른과 아이 모두가 스토리텔링 중심의 몰입형 세계로 들어가는 공간이다. 2026년, 디즈니랜드 파리는 또 한 번 테마파크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파리 샹젤리제 루이비통 호텔 개장
Paris, France
📍 103–111 avenue des Champs-Élysées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 중 하나인 샹젤리제 한복판에 거대한 루이비통 트렁크가 모습을 드러낸 지도 어느덧 시간이 흘렀다. 광고처럼 보였던 이 설치물은 사실 루이비통의 첫 호텔을 예고하는 신호였다. 그리고 마침내 샹젤리제 한가운데에 프랑스 럭셔리를 상징하는 새로운 공간, 루이비통의 첫 번째 호텔이 2026년 공식 개장을 앞두고 있다.
루이비통 호텔이 들어설 이 공간은 벨 에포크 시대에 엘리제 팰리스 호텔로 사용되며 왕족과 배우, 사교계 인사들이 머물렀던 곳이다. 1917년에는 마타 하리(Mata Hari)가 체포된 장소로도 알려진, 파리의 역사와 기억이 켜켜이 쌓인 건물이다. 이후 오랜 시간 은행으로 사용되며 2020년까지 HSBC 프랑스 본사가 자리했던 이곳은, 이제 다시 한 번 ‘특별함을 찾는 이들을 맞이하는 공간’이라는 본래의 역할로 돌아오고 있다.
LVMH 그룹의 이 대형 프로젝트는 파리 럭셔리 호텔 역사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건물 전체 면적은 약 6,000㎡ 규모이며, 호텔뿐 아니라 부티크, 기프트 숍,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전시하는 공간과 체험형 공간이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호텔 객실은 단 10개이며, 모두 하이엔드 스위트룸이다. 이 중 3개는 듀플렉스, 1개는 트리플렉스로 파리 전경을 내려다보는 파노라마 뷰를 갖춘다. 5층과 6층에는 테라스가 딸린 시그니처 레스토랑이 들어설 예정이며, 파리의 풍경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지하에는 대규모 스파 공간이 조성되어 수영이 가능한 풀과 트리트먼트 공간, 피트니스 시설이 함께 마련될 예정이다.
아직 이 거대한 프로젝트와 건물 리노베이션을 맡은 건축가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26년 샹젤리제에 또 하나의 상징적인 장면이 완성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몽마르트 로맨틱 박물관 재개장
Paris, France
몽마르트 언덕에 위치한 로맨틱 박물관(Musée de la Vie Romantique)이 약 2년간의 개보수 공사를 마치고 재개관을 앞두고 있다. 전시를 ‘보는’ 공간이라기보다 잠시 머물며 시간을 보내는 장소에 가까운 이곳은, 파리에서 상설 전시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박물관이기도 하다.
이곳은 화가 아리 셰페르(Ary Scheffer)의 옛 저택으로, 당시 들라크루아, 쇼팽 등 19세기 예술가들이 드나들던 아지트 같은 공간이었다. 1층에는 쇼팽이 사랑했던 플레옐(Pleyel) 피아노가 전시되어 있고, 녹음이 짙어지는 여름이면 파리지앵들이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작은 테라스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 리노베이션은 파리 시의 지원 아래 총 380만 유로의 예산이 투입되어 진행되었으며, 건물 전체의 복원과 함께 관람객의 관람 편의 개선에 중점을 두었다. 관람 동선은 한층 더 편리해지고, 장애인 관람객을 위한 접근성 역시 대폭 개선될 예정이다. 또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디지털 관람 어플리케이션도 도입될 계획이다.
퐁네프 다리 랩핑 설치 미술
Paris, France
퐁네프(Pont-Neuf)는 ‘새로운 다리’ 라는 이름의 뜻과 달리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로, 센 강의 좌안과 시테 섬을 잇는 파리의 상징적인 장소다. 수많은 영화와 사진, 문학 작품의 배경이 되어왔으며, 파리의 일상과 역사가 겹쳐 흐르는 공간이기도 하다. 1985년, 거대한 천으로 세계적인 랜드마크를 감싸는 작업으로 잘 알려진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는 파리의 퐁네프 다리를 40,000㎡가 넘는 천으로 랩핑하며 약 300만 명의 방문객을 불러 모았고, 도시 전체를 하나의 예술 현장으로 바꿔 놓았다.
이로부터 40년이 흐른 지금, 프랑스의 스트리트 아티스트 JR이 이 전설적인 프로젝트를 오마주하는 새로운 퐁네프 랩핑 설치 미술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크리스토 & 잔 클로드 재단의 요청으로 시작되었고, JR이 이 작업을 맡으며 현실화되었다. 이는 과거의 기념비적인 공공미술과 오늘날의 도시 예술이 만나는 특별한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JR의 작업은 당시를 그대로 재현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리 전체를 ‘거대한 동굴’처럼 보이게 하는 설치 미술로 퐁네프를 새롭게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는 6월 6일부터 28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으며, 전시 기간 동안에는 다리를 건너는 사람 누구나 무료로 작품을 체험할 수 있다.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의 퐁네프 랩핑 40주년을 기념하는 공식적인 오마주로 기획된 이번 JR의 작품은, 2026년 여름의 파리를 기다릴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메종 아프리카 (MansA) 개장
Paris, France
메종 아프리카(La Maison des Mondes Africains - MansA)가 파리 10구 공쿠르(Goncourt) 역과 생마르탱 운하(Canal Saint-Martin) 인근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MansA라는 이름은 ‘집’을 뜻하는 라틴어 mansio와 14세기 말리 제국의 왕 만사 무사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아프리카와 세계,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동과 교류, 그리고 환대의 의미를 이 이름 안에 담고 있다. 그동안 프랑스에서 아프리카는 종종 박물관 안에 놓인 하나의 문화로 소비되어 왔지만, MansA는 전시의 대상이 아닌 말하고 사유하고 만들어가는 주체로서의 아프리카를 드러내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과거 공방이 있던 800㎡ 규모의 이 공간은 아프리카와 아프로-디아스포라, 즉 아프리카를 뿌리로 삼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동시대 문화와 예술을 전시로만 보여주지 않고, 창작과 대화가 이루어지는 ‘집’ 같은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전시를 중심으로 사진, 영상, 설치미술을 비롯해 영화 상영, 퍼포먼스, 아티스트와의 대화, 토론과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펼쳐진다. 관람객은 작품을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야기와 질문이 오가는 현장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된다.
이 공간의 책임자인 엘리자베스 고미스는 MansA가 아프리카계 세계의 목소리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MansA는 우선 2년간 운영될 예정이며, 그 기간 동안 MansA는 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해 파리에서 아프리카계 문화와 예술을 소개하는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퐁피두 센터 프랑실리앙 개장
Massy, France
파리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관 퐁피두 센터가 2025년부터 대규모 리노베이션에 들어가며 2030년까지 약 5년간 장기 휴관에 들어갔다.
그동안 퐁피두 센터와 피카소 미술관은 보유 작품 수가 늘어나며 작품을 보관하고 연구할 공간이 점점 부족해졌고, 결국 파리 근교에 제대로 된 공동 공간을 만들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퐁피두 센터의 소장품을 보존, 연구하고 일부는 계속 대중과 나누기 위한 새로운 예술 공간, 퐁피두센터 프랑실리앙(Centre Pompidou Francilien – Fabrique de l’art)이 총 면적 약 30,000㎡ 규모로 2026년 가을, 파리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소도시 마시(Massy)에 개관할 예정이다.
이 공간에서는 파리 퐁피두 센터의 약 14만 점 작품과 국립 피카소 파리 미술관의 약 1만 점 작품, 그리고 파리 현대미술관의 일부 소장품이 모여 보존과 전시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단순한 수장고가 아닌 작품을 보관하고 상태를 복원하는 동시에, 일부 작품은 전시되어 관객이 작품을 보고, 배우고,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즉, 예술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관리되는 장소이자, 동시에 대중에게 열려 있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2026년 파리의 문화예술은 도시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 나갈지를 보여준다. 디즈니랜드는 방문객들에게 더욱 새롭고 신선한 경험을 선사하고, 루이비통 호텔은 럭셔리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몽마르트의 작은 미술관은 한층 편리해진 모습으로 문을 열며 관람 환경을 개선하고, 퐁네프에서는 과거의 공공미술이 오늘날의 감각으로 새롭게 재해석된다. 또, MansA는 파리가 얼마나 다양한 문화적 흐름을 받아들이고 이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도시인지를 분명히 드러낸다. 퐁피두 센터는 대규모 소장품의 보존과 전시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공간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2026년은 파리의 새로운 모습을 경험하며 프랑스 문화예술의 다양성을 체감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다.
By Heetae JUNG 정희태
와인과 사랑에 빠져 2009년 처음 프랑스로 오게 되었다. 현재는 프랑스 국가 공인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하여 활동 중이다. <90일 밤의 미술관 : 루브르 박물관>, <파리의 미술관>, <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 <디스이즈파리> 총 네권의 책을 출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