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동안 알아보는 LVMH 그룹의 파리 사마리텐 백화점

Facade Monnaie Street - WE ARE CONTENT
151년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 파리의 사마리텐 백화점이 16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루이비통의 모기업 LVMH그룹이 약 1조원을 투입해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마친 야심작이다. 프랑스 정부가 역사 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기존의 아르누보 & 아르데코 건물에 현대적인 새로움을 덧대어 재탄생한 사마리텐은 단순한 백화점으로서의 기능을 넘어 파리를 상징하는 하나의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화려한 귀환을 마친 사마리텐 백화점을 낱낱이 파헤쳐 보자.

역사의 시작

활기찬 에너지가 넘치는 파리의 우안 지역과 부르주아적 우아함이 흐르는 좌안 지역이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한 이 건물을 보며 자란 파리지앵들에게 사마리텐은 과거의 추억을 환기하는 프루스트의 마들렌과도 같다.
1870년, 창시자 에르네스트 코냑(Ernest Cognacq)은 이곳에 최초의 상점을 차렸고, 머지않아 그의 부인 마리 루이즈 제(Marie-Louise Jaÿ)가 합류했다. 개장 5년 만에 매출액 백만 프랑을 달성할 만큼 성공을 이룬 코냑 부부는 점차 가게를 확장하게 된다.

아방가르드를 추구했던 코냑 부부는 1910년, 건축가 프란츠 주르댕(Frantz Jourdain)과 함께 아르누보 양식의 건물로 사마리텐을 재단장했다. 1928년에는 앙리 소바주(Henri Sauvage)가 고안한 아르데코 건물을 더하며 대담한 행보를 이어나갔다.

백화점 내부에서는 트렌디한 패션 아이템, 여행용품, 인테리어 소품, 식물, 책, 와인 등이 판매될 뿐 아니라 화려한 퍼레이드와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사마리텐 백화점은 ‘사마르(Samar)'라는 애칭과 함께 파리의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했다.

새로운 출발

2001년에는 프랑스 럭셔리 기업 루이비통 모네 헤네시(LVMH) 그룹이 사마리텐 백화점의 지분을 매입하게 된다. 2005년, 안전상의 문제로 백화점이 문을 닫자, LVMH 그룹은 무려 1조원 가량을 쏟아부어 대규모 복원 사업에 착수했다. 2015년부터 무려 7년간 이어진 리모델링에는 총 280곳의 업체와 3,000명이 넘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2021년 6월, 마크롱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재개장 행사에서 새롭게 부활한 사마리텐이 드디어 대중들에게 베일에 감춰졌던 모습을 드러냈다.

화려한 변신

이번 리모델링에는 현재 퐁 뇌프(Pont-neuf) 건물로 불리는 기존 아르누보 및 아르데코 건축물의 복원 사업이 진행되는 동시에, 화려한 유리 외관을 자랑하는 현대적인 건물 리볼리(Rivoli)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아르누보 및 아르데코 건물은 내·외부 모두 정교한 작업을 거쳐 디테일하게 복원되었다. 아르누보의 명작으로 꼽히는 공작새 프레스코, 아르누보 파사드를 비롯해, 유리 천장, 에펠 구조물, 계단까지 모두 세심한 작업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건물로 변신했다. 리볼리 건물의 신축은 2010년 프리츠커 상을 수상했으며 발랑스(Valence)의 현대미술관과 랑스(Lens)의 루브르 박물관 본관을 고안한 건축가 그룹 사나(SANAA)가 도맡아 사마리텐의 현대적이고 유동적이면서도 서정적인 감성을 구현해 냈다.

압도적인 브랜드 수

루이비통, 디올, 티파니앤코 등 75개의 럭셔리 브랜드를 소유한 LVMH 그룹이 선보이는 사마리텐 백화점에서는 명품 브랜드 뿐만 아니라, 프랑스 로컬 브랜드, 개성 넘치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다채로운 600개의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다. 퐁 뇌프 건물에는 엄선된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 매장들이, 리볼리 건물에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신선하고 톡톡튀는 브랜드들이 주로 입점해 있다. 사마리텐 지하 공간 전체에는 총면적 3,400m2을 자랑하는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뷰티 매장이 들어섰다. 이곳에서는 200개의 뷰티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다.

12개의 다이닝 매장

프렌치한 라이프스타일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미식, 요리, 디저트와 최고급 와인이다. 사마리텐 백화점은 아침 7시부터 백화점 오븐에서 갓구운 빵을 선보이는 유명 베이커리부터 파리 지붕이 한눈에 보이는 뷰맛집, 새벽까지 최고급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바까지, 총 12곳의 다양한 다이닝 매장을 엄선해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메종 플리송(Maison Plisson), 라 브륄르리 데 고블랑(La Brûlerie des Gobelins), 에르네스트(Ernest), 달로와요(Dalloyau), 보가토(Bogato) 등이 입점했다.

1000㎡가 넘는 대형 미식 공간 '보야주(Voyage)'에서는 시즌마다 바뀌는 레지던스 셰프와 젊은 초청 셰프들이 선보이는 다양하고 획기적인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보야주는 전문 바텐더가 칵테일을 제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개방적인 분위기의 모네(Monnaie)구역, 캐주얼한 분위기의 센(Seine)구역, 공중 정원 아래 펼쳐진 클래식한 분위기의 루브르(Louvre)구역으로 나눠져 있어 각자 취향에 따라 원하는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이상적인 위치

사마리텐 파리 퐁뇌프(Samaritaine Paris Pont-neuf)라는 백화점의 풀네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사마리텐은 파리 센강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다리인 퐁 뇌프에 근접해있다. 루브르 박물관, 노트르담 대성당, 생트 샤펠, 퐁피두센터 등 파리 인기 명소들과도 도보 거리에 위치에 있어 함께 방문하기에 용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