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브르타뉴 미식 여행 100% 즐기는 방법 by 박준우 셰프

미식을 찾아 떠나는 프랑스 식도락 여행. 이번에 도착한 곳은 브르타뉴다. 파리에서 기차로 두 시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거리로 여행객들에게 사랑받는 이 곳은 다채로운 식재료들과 이를 활용한 맛있는 먹거리가 가득한 숨은 식도락 여행지이다. 브르타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 음식 갈레트와, 함께 곁들이기 좋은 시드르까지.박준우 셰프와 함께 브르타뉴 미식 여행을 100%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브르타뉴로 떠나는 여행

프랑스 북서부에 위치한 브르타뉴는 파리에서 TGV를 타고 2시간이 조금 넘으면 도착할 수 있는 멀지 않은 거리 때문인지, 샤를 드골 국제 공항에 내려 프랑스를 둘러보는 관광객들에게 매우 익숙한 목적지이기도 하다. 생말로(Saint-Malo)와 렌(Rennes), 브레스트(Brest) 등 유명한 지역들 외에도 바다와 접해있는 자연환경과 여러 역사적인 명소들 덕에 한국 관광객들은 물론, 함께 해협을 끼고 있는 영국을 비롯한, 그 외 유럽 국가의 여행객들이 바캉스 기간 동안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굴과 버터가 흐르는 땅, 브르타뉴

이렇듯 관광과 휴양으로 유명한 지역이라고는 하지만, 브르타뉴는 여러 가지 식재료와 지역의 음식으로도 널리 알려진 지역이기도 하다. 바다에 접해있어 이나 블루 랍스터 등을 포함한 다양한 해산물을 볼 수 있고, 또 내륙으로는 코코 드 펭폴(Coco de Paimpol)이라는 흰 강낭콩과 아티초크, 콜리플라워 등 다양한 농산물이 생산된다. 그 밖에도 이 지역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특히 유명한 것으로, 브르타뉴에서 생산된 양질의 버터와 열을 가해 바삭해진 설탕이 잔뜩 들러붙어 있는 ‘퀸아망(Kouign-amann)’, 그리고 달걀과 설탕, 우유와 밀가루를 이용한 기본 레시피에 말린 자두를 넣어 매력을 더한 ‘파 브르통(Far breton)’ 등 유명한 전통 과자들도 빼놓을 수는 없다.

브르타뉴에서의 맛있는 한끼, 갈레트

이 수많은 맛있는 먹거리들 중에서도 브르타뉴를 찾은 모든 이들에게 가장 유명하고, 또 반드시 맛보고 싶은 메뉴는 아마도 ‘갈레트(Galette)’일 것이다. 이것은 메밀가루와 물을 이용해 반죽을 만들고, 아주 넓은 갈레트 전용 팬 위에서 부쳐 만드는 일종의 전병으로, 한국의 메밀전병과 비슷한 형태를 띠면서도 더 얇고, 바삭한 식감도 강하다. 일반적으로 ‘갈레트’는 ‘오트 브르타뉴(Haute-Bretagne)’의 식문화로 설명되며 밀가루와 메밀가루를 섞어 조리하는 바스 브르타뉴(Basse-Bretagne)의 ‘크레프 살레(Crêpe salée)’와는 달리 분류된다. 메밀가루만 사용해 만든 묽은 반죽을 브르타뉴에 넘쳐나는 버터를 바른 팬에 노릇하게 구워내고, 그 안에 여러 가지 다양한 치즈나 채소, 버섯, 해산물과 샤퀴테리 등을 넣어가며 다양한 레시피를 만들어 낼 수 있는데, 그중 가장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메뉴는 아마도 잠봉 슬라이스와 에멘탈치즈 그리고 달걀 한 알을 깨서 함께 구워주는 ‘갈레트 콩플레트(Galette complète)’일 것이다.

갈레트는 시드르와 함께 🥂

갈레트 테두리의 바삭함과 그 안에 들어간 잠봉과 치즈, 그리고 달걀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청량하고 가벼운 프랑스산 화이트 와인을 함께 곁들이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를 수 있겠다. 비록 브르타뉴에서도 프랑스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와인을 생산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지역은 바로 옆에 붙어있는 노르망디와 함께 사과주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지역의 사과주인 ‘시드르(Cidre)’와 곁들이면 지역의 분위기를 한껏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갈레트 요리에는 주로 달지 않는 ‘시드르 브뤼(Cidre brut)’를 곁들이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시드르 브뤼가 가진 효모향이 약간 거북한 사람들은 당도가 좀 있는 ‘시드르 두(Cidre doux)’를 곁들여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한적한 브르타뉴의 점심나절 누리는 약간의 당 섭취가 나쁠 것도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