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와 치즈” 라이딩 코스

여행 아이디어

자전거 여행미식 & 와인

D. Darrault - CRT Centre-Val de Loire
© D. Darrault - CRT Centre-Val de Loire

Reading time: 0 minPublished on 23 9월 2021

"자전거와 치즈(Vélo et Fromages)"는 자연 속에서 페달을 밟으며 다양한 지역의 치즈까지 경험할 수 있는 일석이조 여행 루트로, 프랑스 전역에 총 123개 코스가 존재한다. 전체 길이는 8,000km에 달하며, 각종 치즈를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장소도 1,500곳이 넘는다. 라기올(laguiole) 치즈의 고장 오브락(Aubrac) 고원부터, 크로탱 드 샤비뇰(crottin de Chavignol)로 유명한 루아르 강, 다섯 가지 AOP 등급 치즈를 자랑하는 오베르뉴 화산지대를 지나, 작디작은 염소 치즈가 지중해 바람을 맞으며 숙성하는 프레알프 다쥐르(Préalpes d’Azur)까지... 프랑스 전통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라이딩 코스 7개를 엄선했다.

노르망디, 리바로 루트

Le photographe du dimanche/Calvados Attractivité
© Le photographe du dimanche/Calvados Attractivité

자연의 싱싱한 기운을 느낄 준비가 되었다면, 도빌 해변에서 내륙 지방으로 페달을 밟아보자. 페이 도쥬(Pays d’Auge)의 대초원이 펼쳐지며 사과나무, 목조 저택, 젖소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자전거 루트를 따라 시골 풍경을 가로지르며 대자연의 너그러움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메지동-카농(Mézidon-Canon)에서 출발하여 리지외 대성당(basilique de Lisieux) 루트를 따라 70km 정도 달리면 노르망디 치즈로 유명한 리바로(Livarot) 마을이 살포시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마을과 이름이 같은 치즈로 유명지만, 다른 종류의 노르망디 AOP 치즈 시식도 가능하다. 특히 그랑도르주(Graindorge) 치즈공장이 운영하는 ‘치즈 마을’에 가보면 이 지역을 대표하는 치즈의 제조공정을 직접 살펴볼 수 있다. 노르망디 대표 치즈 갈댓잎을 이용하여 리바로 치즈를 동그랗게 빚어내는 작업이나 숙성 초기에 퐁레베크(Pont-l’Evêque) 치즈를 세척하는 작업과 같이 신기한 장면들로 가득하다. 어린아이와 함께 여행한다면 페이 도쥬를 대표하는 리바로와 퐁레베크 치즈의 레시피 구경도 놓치지 말자. 동그란 리바로와 사각형의 퐁레베크를 보며 모양놀이를 즐길 수 있다.

칼바도스(Calvados) - "자전거와 치즈" 루트의 중심에 있는 칼바도스 그랑도르주 치즈 공장

옥시타니, 라기올 마을

M.studio / Adobe Stock
© M.studio / Adobe Stock

‘라기올’은 아베롱(Aveyron)에서 생산되는 명품 커트러리 브랜드의 이름일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생산되는 치즈의 이름이기도 하다. 자전거 안장에 올라 오브락 고원을 향해 페달을 밟으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라기올 치즈를 즐길 수 있다. 큰 성취감을 얻고 싶다면 109km 코스를, 느긋함을 만끽하고 싶다면 라기올 근방을 둘러보는 30km 코스를 추천한다. 어떤 코스를 선택해도 결국에는 맛있는 치즈를 만나게 될 터이니 걱정은 붙들어 매자. 우선 ‘준 몽타뉴(Jeune Montagne) 협동조합’에서 생젖 치즈 제조과정을 살펴보며 치즈 세계에 입문한다. 이곳에서 치즈에 대한 놀라운 지식을 얻고, 24개월 동안 숙성된 라기올 치즈와 ‘그랑 오브락’이라 불리는 라기올 치즈의 차이점도 깨달을 수 있다. 다른 농장이나 치즈공장에 방문하면 검고 짙은 아이라인으로 유명한 오브락 젖소를 두 눈으로 구경할 수 있고, 우리의 코끝을 자극하는 푸르메트 드 라 비아덴(Fourmette de la Viadène)이나 테롱델(Thérondels) 치즈도 맛볼 수 있다. 후각을 좀 더 단련시키고 싶다면 뮈르 드 바레즈(Mur-de-Barrez) 전통시장으로 가보자. 알리고(aliogot), 오브락 지역의 톰 프레슈(Tome fraîche) 치즈가 들어간 감자 퓌레, 톰 드 카르라데(Tome de Carladez) 타르트까지, 수많은 종류의 치즈 레시피가 여러분의 구미를 돋울 것이다.

자전거와 치즈 루트 내 아베롱(Aveyron) 지역 준 몽타뉴(Jeune Montagne) 협동조합

캉탈, 오베르뉴 치즈 (AOP)

 J. Damase/Auvergne-Rhône-Alpes Tourisme
© J. Damase/Auvergne-Rhône-Alpes Tourisme

캉탈 화산지대 심장부에 위치한 피나텔(Pinatelle)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한다! 치즈 매니아를 위해 마련된 이 코스는 프랑스 중앙 산악지대의 현무암 고원과 구릉을 덮은 솔밭을 가로지른다. 코스의 길이는 100km로, 라이딩 내내 놀랍도록 다양한 치즈를 경험하게 된다. 고대 로마시대부터 그 맛을 인정받았던 캉탈 AOP 치즈는 물론이고 오베르뉴의 AOP 치즈 4종 5분 동안 알아보는 오베르뉴 치즈에 대한 모든 것 - 살레(Salers), 블루 도베르뉴(Bleu d’Auvergne), 푸름 당베르(Fourme d’Ambert), 생 넥테르(Saint-Nectaire) -도 맛볼 수 있다. 뮈라(Murat)에 위치한 라 그랑주 드 라 오트 발레(La Grange de la Haute Vallée)에서는 밤나무 상자 안에서 숙성시키는 AOP 살레 치즈의 제조과정을 살펴보고, 생 플루르(Saint-Flour)의 프로마쥬리 옥시텐(Fromageries occitanes) 치즈공장에서는 푸름 당베르를 시식해볼 수 있다. 푸름 당베르는 AOP 지정구역에서만 풀을 뜯어먹고 자란 젖소들의 젖을 짜서 만든 치즈로, 오베르뉴 블루치즈 중에서 가장 부드러운 맛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자전거와 치즈 : 고원 위의 오베르뉴(Auvergne)

루아르, 크로탱 드 샤비뇰

PIXATERRA / Adobe Stock
© PIXATERRA / Adobe Stock

크로탱 드 샤비뇰 루트 루트를 타고 루아르 강을 천천히 내려가보는 것은 어떨까? 유로벨로 6번 코스(135km)에 포함된 이 구간은 르 셰르(Le Cher)강에서 로아레(Loiret)까지 이어지며, 자전거 도로 주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알프스 염소와 인사를 나눌 수 있다. 과거에는 상세루아(Sancerrois) 염소가 주된 종이었지만 그들이 멸종되면서 알프스 염소가 대신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염소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생물다양성에 대한 교훈을 일깨워줄 좋은 기회다. 토브네(Thauvenay)에 위치한 괴느탱(Guenetin) 염소치즈 농장에 가보면 염소는 물론이고 양, 당나귀, 닭, 젖소, 토끼까지 다양한 가축과 교류를 나눌 수 있으며, 세미 드라이부터 세미 블루, 블루, 르파세까지 크로탱 치즈를 숙성 단계별로 맛볼 수 있다. 프랑스에서 치즈를 논할 때 미식과 와인을 빼놓을 수 없다. 샤비뇰에서 부르주아(Bourgeois) 가문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들른다면, 장 마크 부르주아(Jean-Marc Bourgeois)가 상세르 지역 특산품을 재해석하여 만든 다양한 요리를 반드시 시도해 보시라. 육두구 버터를 넣은 샤비뇰 탈리아텔레 파스타, 구운 헤이즐넛 가루을 뿌린 샤비뇰 크로메스키(cromesquis de Chavignol)가 들어간 ‘담네 샐러드(salade de Damnés)’ 등 색다른 요리에 상세르 와인 한잔을 곁들이면 천국이 따로 없다.

"자전거와 치즈" 인증을 받은 루아르 강 자전거 루트

쥐라(Jura), 콩테 치즈공장

STUDIO GRAND WEB /  Adobe Stock
© STUDIO GRAND WEB / Adobe Stock

쥐라 산맥의 심장부에 자리 잡은 콩테(Comté)로 오감만족 여행을 떠나보자. 갓 베어낸 건초의 향을 음미하고, 토끼풀, 포아풀 등 다양한 방목초의 생김새를 살펴볼 수 있으며, 맷돌 모양의 치즈가 숙성되는 ‘치즈 왕국’을 방문할 수 있다. 콩테의 왕국 라이딩 코스는 155km가량 이어지는데 난이도가 높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도전 가능하다. 부수적인 것은 제쳐 두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치즈의 정수를 맛보고 싶다면, 최근 폴리니(Poligny)에 문을 연 ‘콩테의 집(Maison du Comté)’을 추천한다. 7단계로 구성된 방문 프로그램을 마치고 나면 이곳의 전통적이고 친환경적인 치즈 제조과정을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다. 콩테 지역 치즈공장은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인데, 이는 700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으로 농장주들은 생산한 소젖을 모두 한 곳에 모아 공동으로 치즈를 만든다. 그중에서도 그랑주 드 베브르(Grange de Vaivre)에 위치한 발 드 루(Val de Loue) 치즈협동조합에서는 100% 친환경 방식으로 콩테, 모르비에, 톰, 라클레트, 버터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한편, 콩테 루트를 따라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다 보면 여러 샛길이 유혹의 손길을 내민다. 여러 맛집이 있지만 그중에서 으뜸은 마르노즈(Marnoz)에 위치한 페름 뒤 뷰 슈망(Ferme du Vieux Chemin)이다. 이곳의 앵거스 소고기 리예뜨를 먹기 위해서라도 꼭 한 번 들러볼 만하다.

쥐라(Jura) 내 자전거와 치즈 루트

보쥬, 묑스테르 치즈

ADT-Inf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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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셀레스타(Sélestat)에서 출발하여 발 다르장(Val d’Argent) 언덕을 지나가는 단구간 코스(15.7km)를 소개한다. 콜마르와 스트라스부르 사이에 위치한 발 다르장은 과거 광산업이 발달했던 지역이지만, 지금은 모든 광산이 문을 닫고 치즈공장만이 남아 묑스테르 치즈를 생산하고 있다. AOP 등급을 받은 이곳의 치즈는 보쥬 젖소의 생젖으로 만들어지고, 또다시 보쥬 전나무판 위에 올려져 숙성 과정을 거친다. 보쥬의 모든 자연이 이 치즈 하나에 응축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번만 페달을 밟으면 여러 로컬 마켓을 방문할 수 있고, 민박을 겸하는 농장에서 소떼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도 있다. 또한 플레인 묑스테르는 물론이고, 캐러웨이 씨앗이 가미된 묑스테르, 묑스테르로 만든 디저트까지 이 치즈로 표현할 수 있는 수많은 맛과 음식이 우리를 기다린다. 특히 싱싱한 소젖으로 만든 흰색 묑스테르는 생크림, 설탕 그리고 키르슈(버찌 증류주)와 완벽한 궁합을 자랑한다고 알려져 있다. 단 한 입으로 알자스 지방의 맛을 느껴보자.

알자스 발 다르장 지역의 자전거 루트

방스 고개, 염소 치즈와 프로방스의 향

barmalini / Adobe Stock
© barmalini / Adobe Stock

방스(Vence) 고개를 둘러싸고 이어지는 염소치즈 루트는 황량한 고원, 그 위에 둥지를 튼 마을, 산 정상에 위치한 계곡을 모두 지나가기 때문에 이 코스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강철 발목이 필수다. 니스의 내륙 지방을 배경으로 총 두 코스가 마련되어 있으며, 55km 코스의 고저차는 1,034m이며, 조금 더 난이도가 높은 86km 코스의 고저차는 1,737m에 달한다. 하지만 방스의 중세 분위기와 바다로 펼쳐진 파노라마 뷰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투레트 쉬르 루(Tourrettes-sur-Loup)에 있는 쿠르메트(Courmettes) 농장에서는 아름다운 코트 색을 자랑하는 알프스 염소 80마리가 프레알프 다쥐르 지역자연공원을 신나게 뛰놀고 있다. 지중해를 바라보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 염소들은 2월과 11월 사이에 젖을 생산하는데, 양치기이자 시인인 브뤼노 가블리에(Bruno Gabelier)는 생젖을 이용하여 프레쉬 치즈와 숙성 치즈를 만들고, 프로방스의 대표 식재료인 피스투(pistou), 부추, 올리브 등을 섞어서 색다른 향을 첨가하기도 한다. 생 자네(Saint-Jeannet)에 가면 바우(Baou) GAEC 목축협회의 방목장에서 평화롭게 공생하는 젖소, 염소와 양을 만나볼 수 있다. 덩굴월귤을 가미한 염소치즈, 후추를 가미한 양유 치즈까지 오색찬란한 치즈는 덤이다.

알프스(Alpes)의 자전거와 치즈 루트 부서 프레알프 다쥐르(Préalpes d’Azur) 지역자연공원

By Anne-Claire Delorme

여행 기자 anneclairedelorme@yahoo.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