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프랑스와 유러피언 챔피언십(이하 유로)이 특별한 관계라는 건 이미 설명했다. 프랑스뿐 아니라 레 블뢰(Les Bleus)라 불리는 프랑스 대표팀과도 인연이 깊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슈퍼스타이자 상징적인 10번(Numero.10)을 달고 뛴 미셸 플라티니(유로 1984)와 지네딘 지단(유로 2000)은 모두 유로 우승컵을 프랑스에 안긴 바 있다. 현재 프랑스 대표팀 10번 유니폼을 입은 킬리안 음바페도 마찬가지다.
✨ 개최하면 최소 4위!
프랑스는 초대 대회를 시작으로 유로를 세 차례 개최했다. 개최국 어드벤티지인지는 몰라도 그때마다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 4위다. 초대 대회에서 4위(3.4위 결정전에서 체코슬로바키아에 0-2 패배)를 차지했고, 1984년 개최했을 때는 결승에서 스페인을 2-0으로 잡고 우승했다. 2016년에는 연장 접전 끝에 포르투갈에 0-1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당시에 현장에 있었는데, 적어도 경기장 주변에서는 ‘나라 잃은 표정’을 한 프랑스인이 많았다. 프랑스는 ‘16년 우승 주기설’을 결국 증명하지 못했다.
🏆 역대 기록은 4위
프랑스는 본선에 총 11차례(이번 대회까지 9회 연속 본선 진출) 올라서 48경기를 치렀다. 23승 14승 11무 72골 51실점을 기록하며 승점 84점을 얻었다. 이는 통산 성적 4위다. 이 순위는 우승컵(우승 2회, 준우승 1회, 3위 1회) 기준으로도 같다. 독일과 스페인 그리고 이탈리아에 이은 성적이다. 이번 대회에서 프랑스가 우승을 차지한다면 통산 2위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 일단 4강전에서 스페인을 잡으면 이미 탈락한 이탈리아(승점 85점)를 제치고 3위를 차지할 수 있다. 7점 차이로 2위를 달리는 스페인이 8강에서 탈락하고, 프랑스가 우승한다면 2위가 된다.
⚽ 우승하는 방식도 ‘예술’
프랑스는 예술 축구로 이름 높았다. 중원에서 창의적인 패스와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움직임 그리고 단단한 수비로 유로는 물론 월드컵도 차지했다. 프랑스는 유로 1984, 2000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그때마다 상대를 거의 무너뜨렸다. 두 대회에서 모두 우승컵과 최다 득점을 가져왔다. 유로 1984에서는 14골을 터뜨리며 앙리 들로네를 차지했고, 유로 200에서는 13골을 터뜨리며 우승컵과 공동 최다 득점(네덜란드)을 가져왔다. 자국에서 개최하고도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유로 2016에서도 13골을 넣으며 이 부분에서는 ‘우승’하기도 했다.
🔥 유로=플라티니
유로 무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린 선수는 지네딘 지단도, 티에리 앙리도, 대표팀 최다 골 보유자 올리비에 지루도 아닌 미셸 플라티니다. 유로 1984에서만 9골을 터뜨리며 우승컵을 프랑스에 선사한 플라티니다. 그는 한 대회에만 나섰으나 5경기에서 9골을 터뜨렸다. 월드컵 결승에서만 5골을 터뜨리며 프랑스 축구계 모든 기록을 갈아 치우는 킬리안 음바페는 유로와는 인연이 좋지 않은 편이다. 유로 2020과 유로 2024에 출전했으나 단 1골, 그것도 페널티킥으로 득점했다. 음바페는 “월드컵이 주는 압박이 훨씬 크지만, 내게는 유로가 좀 더 미묘한 대회”라고 말하기도 했다.
🥇 득점왕과 MVP
프랑스는 유로 MVP와 득점왕도 다수 배출했다. 초대 대회였던 유로 1960에서 4위를 차지했으나 프랑수아 외트는 득점왕(2골)을 차지했다. 유로 1984에서는 플라티니(9골), 유로 2016에서는 앙투안 그리즈만(6골)이 대회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MVP도 두 차례 배출했다. 가장 명대회로 꼽히는 유로 2000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는 지네딘 지단이 최고 선수로 꼽혔고, 아쉽게 우승하지 못했던 유로 2016에서도 그리즈만이 MVP 트로피를 얻었다.
By Chung RYU
류청 기자는 프랑스어를 전공하고 스포츠 전문 미디어 히든 K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여행과 문화 등 축구장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책 <사람은 축구를 공부하게 만든다>, <유럽 축구 엠블럼 사전>, <월드컵 축구 엠블럼 사전>, <박태하와 연변축구 4년의 기적>의 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