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세유에서의 3일 – 가족과 함께 들이마시는 신선한 공기

햇살 가득한 나날 속, 마르세유의 바다가 손짓한다. 재미있고 다양한 문화 체험 외에도 해수욕과 산책이 기다리는 마르세유로 떠나 보자.

첫째 날 아침 9시 30분: ‘라 본 메르’에서 시작하는 하루

옛 항구에서 작은 열차를 타고 언덕을 오르면, 구불구불 얽힌 마르세유의 좁은 골목길 너머로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성당(basilique Notre-Dame-de-la-Garde)이 모습을 드러낸다. ‘라 본 메르(La Bonne Mère)’, 즉 ‘자상한 어머니’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이 성당은 높다란 지대에서 마치 허공에 뜬 듯 도시를 굽어본다. 한때 요새였던 건물답게 지금도 해자를 건너는 다리인 적교(吊橋)를 찾아볼 수 있으며, 안으로 들어가면 모형 배가 허공에 매달려 전시되어 있어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성당 밖으로 펼쳐지는 숨 막히는 바다와 도시 경관도 일품이다

첫째 날 아침 11시: 뮤셈 (Mucem)으로

옛 항구 부근의 바닷가에 있는 '뮤셈(Mucem)’은 마르세유 박물관의 꽃, 유럽지중해문명박물관(Musée des civilisations de l'Europe et de la Méditerranée)을 가리킨다.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해 바다 위로 뻗은 산책로가 인상적이며, 건물 외관에 마치 어망처럼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은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모습으로 방문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어린이를 위한 신나는 상설전 외에도 루마니아와 튀니지의 문화와 유럽 각지에서 모인 성물(聖物) 등 개성 넘치는 주제의 기획전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뮤셈 Mucem (외부 링크)

첫째 날 오후 2시 30분, 프리슈에서 현대미술과 친해지기

생 샤를(Saint-Charles) 역 부근의 폐담배공장에서 복합문화공간 겸 현대미술센터로 새롭게 태어난 프리슈 라 벨 드 메(Friche de la Belle de Mai)는 독창적인 전시로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 준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30분에 진행되는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 및 워크숍을 통해 아이들은 현대미술에 대한 감수성을 키울 수 있다. 어린이 놀이터와 스케이트장, 카페, 레스토랑 등에서 수시로 콘서트와 전시, 행사가 진행되어 가족끼리 몇 시간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여름이 되면 옥상에서 열리는 가족 루프탑 파티도 기대해볼 만하다.

프리슈 라 벨 드 메 Friche de la Belle de Mai (외부 링크)

둘쨰 날 아침 10시 : 이프 성으로 출발

옛 항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20분 가면 요새의 성벽 안쪽에 자리한 마을이 나온다. 바로 해적과 바다를 통해 접근하는 적군의 공격으로부터 마르세유를 보호하기 위해 16세기에 지어진 이프 성(Château d'If)이다. 사방에서 들려 오는 갈매기 소리는 한때 감옥으로 쓰였던 성의 역사, 그리고 몬테 크리스토 백작의 전설과 어우러져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프 성 château d’If (외부 링크)

둘째 날 오후 2시: 도시에서 수영하기

이프 성에서 출발하는 셔틀보트를 타고 야생 동식물의 고향, 프리울(Frioul) 섬으로 향해 보자. 잠시나마 로빈슨 크루소가 되어 자연에서의 삶을 꿈꿔 보기 좋은 곳이다. 수영하기 좋은 곳으로는 마르세유 도심 인근의 모래사장도 빠질 수 없다. 옛 항구에서 버스만 타면 카탈랑(Catalans) 해변, 또 물이 얕아 아이들이 놀기 좋은 프로페트(Prophètes) 해변, 푸앙트 루주(Pointe Rouge) 해변이 금방이다.

둘째 날 오후 5시: 프라도에서 스케이트 타기

롤러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방문을 꿈꾸는 곳이 있다. 바로 1991년 개장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마르세유의 스케이트 연습장이다. 전 마르세유 시장 가스통 드페르(Gaston Defferre)가 70년대에 대대적으로 정비한 프라도 해변(plages du Prado)을 따라 무려 700m²에 달하는 트랙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청소년이 있는 가족이라면 트랙의 독보적으로 짜릿한 커브 위를 꼭 달려 보도록 하자.

셋째 날 아침 10시: 칼랑크 국립공원에서 트레킹

갖가지 허브를 종류별로 알아보고, 바닷새를 관찰하고, 바윗길을 등반해 보자. 마르세유 근교의 칼랑크(Calanques) 국립공원은 바다에서 깎아지른 듯 우뚝 솟은 절벽과 향기로운 관목 덤불, 비스듬히 자라는 소나무와 바닷물이 청록빛으로 빛나는 작은 만 등 아름다운 경치가 돋보인다. 그 가운데서 수영을 즐기고 있자면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숙소

쥘리앵 광장(cours Julien) 근처의 마마 셸터(Mama Shelter)는 편리한 위치와 가성비를 자랑하는 디자이너 호텔이다. 색색의 튜브를 걸어 조명으로 활용한 바와 분필 낙서가 가득한 천장이 아동 친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마마 셸터 마르세유 (외부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