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칠 수 없는 파리 갤러리 라파예트의 신상 미식 공간 7곳

요리의 레종데트르는 무엇일까. 훌륭한 음식은 단순히 몸에 영양소를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서 우리의 온갖 감정과 감각을 황홀하게 자극하고, 가장 확실하고도 원초적인 행복을 약속하며, 프루스트의 마들렌이 그러했듯 그것을 향유하는 과정에서 (과장 좀 보태어) 일종의 영혼 교감까지도 끌어낸다. 갤러리 라파예트 파리가 고객들에게 선사하고자 하는 경험도 이와 같다. 거대한 브라스리를 모티브로 꾸민 널찍한 이곳에 야심차게 펼쳐놓은 미식의 세계, 미각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갤러리 라파예트의 7인 7색 레스토랑을 소개한다.

모쉬고 MOSUGO

미슐랭 스타를 받은 셰프가 만드는 스트릿 푸드! 파리지앵의 소울 푸드나 다름 없는 먹음직스런 닭구이와 햄버거는 실력파 셰프 모리 사코를 만나 ‘모쉬고'의 두 대표 메뉴로 이름을 올렸다. ‘모쉬고'는 손님이 메뉴를 고르는 데 오래 고민할 필요도 없도록, ‘슬림'과 ‘빅'의 두 가지 메뉴만 군더더기 없이 내놓는다. ‘슬림'은 불독 소스와 향신료를 곁들인 닭구이 메뉴. ‘빅'은 미소 마요네즈, 피클, 브레첼 빵으로 만든 닭구이 버거다. 두 메뉴 모두 채식 버전도 센스있게 마련되어 있다. 사이드 메뉴인 고구마 프라이즈, 쿠키와 브라우니의 장점만 모은 ‘브루키', 미소된장과 카라멜로 만든 ‘미소 선데이' 아이스크림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익스프레스 EXPRESS

갤러리 라파예트 고메에서 새롭게 발견한 피에르 상(Pierre Sang)이라는 이름에 놀랐다면, 그가 내놓는 ‘비빔밥'이라는 메뉴에 한번 더 놀랄 차례다. 이미 11구에 3개의 레스토랑을 차린 셰프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손맛을 전파하고자 네 번째 레스토랑인 ‘익스프레스'를 라파예트에 열었다. 이곳에선 한국의 대표 음식인 비빔밥을 세 가지 메뉴로 선보인다. 불고기 비빔밥, 훈제 연어 비빔밥, 그리고 채식 커리 비빔밥! 한국의 푸짐한 맛으로 만족스럽게 배를 채우고 나서, 애플 크럼블과 소금을 뿌린 초콜릿 무스 디저트로 입가심을 하면 완벽한 코스다.

바냐르 BAGNARD

2013년 ‘탑셰프'로 이름을 알린 요니 사다(Yoni Saada)가 아내 알렉산드라와 함께 2014년부터 시작한 레스토랑 바냐르는 곧바로 지중해 요리의 최강자로 떠올랐다. 이스라엘, 모로코, 튀니지의 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분위기의 레스토랑 ‘바냐르'는 요니 사다의 어릴적 꿈이 실현된 장소나 다름없다. 가장 자신있는 대표 요리로 구성한 메뉴에는 중동식으로 구운 닭고기, 달콤하게 졸인 후무스, 참치 타르타르, 등 지중해의 정수를 담았다. 특히, 이곳의 명물인 바삭한 할루미 치즈 튀김인 ‘브릭 드 라 굴레트'도 꼭 맛볼 것. 갤러리 라파예트 입성 기념으로 선보이는 올리브오일과 수제맥주 등의 ‘바냐르'표 식료품도 구매할 수 있다.

스타빙 클럽 STARVING CLUB

티보 스티왁(Thibaut Spiwack)은 2022년 봄, 15구에 첫 레스토랑 ‘스타빙 클럽'을 시작한 패기 넘치는 젊은 셰프다. ‘탑셰프' 예능과 미슐랭 가이드 초록별로 실력을 입증한 그가 갤러리 라파예트에서 특별한 미국식 스트릿 푸드를 선보인다. 도시적이고 활발한 인테리어와 어울리는 이곳에선 일 드 프랑스의 채소와 프랑스 소고기가 알차게 들어간 건강하고 맛있는 햄버거를 비롯한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에스플레트 양념, 회향 알갱이, 볶은 아몬드로 양념한 소세지 핫도그는 셰프의 주특기다. ‘간단하고 맛있으며, 책임감으로 만든 요리'를 추구한다는 셰프의 철학이 오롯이 느껴지는 스타빙 클럽으로 초대한다.

요라 YORA

‘요라'는 당신을 남미의 세계, 그 중에서도 ‘미식의 수도'라 불리는 페루로 데려가줄 것이다. 파리 9구의 ‘빌라 미쿠나(Villa Mikuna)’의 셰프인 조제 아리아스(José Arias)는 페루의 아마존에서 영감을 받은 요리들을 펼쳐놓는다. 볼에 담은 티라디토 세비체는 집으로 포장해갈 수도 있다. 요라의 토착 부족에게 헌정하는 의미를 담아 지은 레스토랑의 이름처럼, 인테리어는 에스닉하면서도 그래픽한 터치로 완성했다. 흥겨운 라틴 음악과 함께 이국적인 음식과 비타민&디톡스 주스, 과즙 가득한 칵테일도 즐겨보자. 아, 칵테일은 무조건 프랑스계 페루인 바텐더 크리스토프 플루비나쥬가 야심차게 내놓는 ‘피스코 사워’를 맛보길 추천!

라이스 스트릿 RICE STREET

아시안 푸드와 파리 미식의 만남은 늘 환상적이다. 콴 바이(Quan Bai)는 이미 이 ‘파나시아(Panasia)’의 흐름을 선도하며 파리와 아시아의 탁월한 마리아주를 선보인 셰프로, 그간 갈고 닦은 영감을 그녀의 새로운 레스토랑인 갤러리 라파예트의 ‘라이스 스트릿'에 쏟아부었다. 아시아의 야시장 분위기를 세련되게 구사한 이곳에선 일본식 교자와 스시, 캘리포니아롤 등 파리지앵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먹거리들을 내놓는다. 뿐만 아니라 지라시와 돈부리, 야끼소바와 우동, 특제 라멘까지 어느 하나 실패 없는 맛을 선사할 것이다. 풍성한 향미의 버블티, 사시미와 어울리는 다양한 사케 리스트도 준비되어 있다.

뒤클로 DUCLOT

‘뒤클로’는 갤러리 라파예트를 지나는 와인 러버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참새방앗간이다. 까다롭게 선정한 3,500종류의 와인과 샴페인, 리큐어를 판매하는 이곳은 와인 저장소인 ‘꺄브(cave)’를 컨셉으로 하는 바이기도 하다. 보르도, 부르고뉴, 알자스, 쥐라의 시그너처 와인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데려온 질 좋은 술을 한데 모았다. 와인 뿐만 아니라 훌륭한 위스키와 꼬냑, 진도 만날 수 있다. 술이 있는 곳엔 음식이 따라오는 법, 샤퀴테리계의 스타인 이브 마리 르 부르도넥(Yves-Marie Le Bourdonnec)의 샤퀴테리와 페트로시안(Petrossian)의 반짝이는 캐비어 등이 더없이 완벽한 와인 메이트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