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타니 출신 인플루언서가 소개하는 옥시타니 로드트립

옥시타니 지역의 툴루즈에서 나고 자라 옥시타니는 레아의 고향이다. 하지만 옥시타니 지역 자체가 굉장히 넓어 여행 인플루언서인 그녀도 잘 모르는 곳이 굉장히 많다. 그런 그녀가 옥시타니 지역의 가르 (Gard) 지방과 로제르 (Lozère) 지방으로 새로운 모험을 떠났다. 옥시타니 출신 그녀가 소개하는 이곳의 매력을 함께 파헤쳐보자.

생테니미

옥시타니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중세 고성과 중세 마을이 많다는 것이다. 이곳에는 흐르는 강물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절벽에 둘러싸인 마을 생테니미(Sainte-Enimie)가 있다. 포석이 깔린 좁고 오래된 골목길과 골목 곳곳에 놓인 아치형 통행로의 모습이 독특한 경관을 자아내는 곳이다. 폭이 넓은 계단과 예쁜 테라스도 마을의 독특한 경관에 매력을 한층 더해준다. 마을 이곳저곳을 걷다 보면 드라마 시리즈 <왕좌의 게임>의 배경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생테니미는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Les plus beaux villages de France)로 제정된 곳이기도 하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을 갖추었기에 그만한 자격이 있다. 생테니미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려면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나처럼 폐활량이 적은 사람이라면 생테니미의 절벽을 오르기 전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는 것을 미리 이야기하고 싶다.😊 하지만 산길을 오르기 싫다고 해서 생 슐리 뒤 타른(Saint-Chely-du-Tarn) 등산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너무나 아쉬운 일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무척 아름답기 때문이다.

퐁 뒤 가르

우리는 카누 대여 업체 나튀 랑도(Natu’rando) (외부 링크) 가 제공해 준 군마, 1981년 출시된 시트로엥 메하리를 타고 카누 투어 시작 지점까지 이동했다.

옥시타니 여행 중 우리가 정한 두 번째 행선지는 바로 이 지방의 대표 명소 퐁 뒤 가르(Pont du Gard)다. 1세기 고대 로마 시대에 세워져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가르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카누에 올라 거대한 가르교 주위를 누비며 가르교의 웅장한 풍채를 감상해 보자.

살라망드르 동굴 공중 유영 투어

동굴학자 피에르의 도움을 받아 각종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헬멧과 헤드랜턴도 썼다. 이번 여행지를 제대로 즐기려면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다.

지상으로부터 50미터 떨어져 있는 살라망드르 동굴(Grotte de la Salamandre)에 이르려면 1세기 전 이곳을 최초로 찾은 이들의 탐험 정신을 떠올리며 암벽 수직 하강을 해야 한다(암벽 하강을 하지 않고 동굴로 내려갈 수 있는 길도 갖춰져 있다. 장애인도 이 길을 이용할 수 있다). 하강 전 입구에서 동굴을 내려다보고 있자면 숨이 절로 막힌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말을 잃은 채 그저 장엄한 풍경에 감격하는 것뿐이다.

하강해서 동굴 바닥에 도착하면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다니엘과 조우하게 된다. 다니엘과 함께라면 살라망드르 동굴을 색다른 시각에서 감상할 수 있다. 나는 동굴에 오기 전부터 다니엘과의 만남을 몹시 기대하고 있었다. 다니엘이 발명한 아에로플륌(Aéroplume)을 타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늘을 나는 깃털’이라는 뜻의 아에로플륌은 이름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기대를 자아낸다.

아에로플륌은 공상 과학 소설의 아버지 쥘 베른의 소설 <해저 2만 리>에서 막 현실로 나온듯한 외관을 띠고 있다. 헬륨으로 가득 찬 거대한 풍선으로 이루어진 아에로플륌은 흡사 체플린 비행선의 모습과 닮았다. 아에로플륌은 쥘 베른의 소설 <해저 2만 리>를 동굴 속에서 체험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공중 비행과 해저 유영을 동시에 하는 듯한 감동이 밀려온다. 수백만 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종유석 곁을 스치며 동굴을 나는 경험은 말로는 절대 충분히 표현할 수 없다. 비행하는 동안 동굴의 그 어떤 것도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압박감에 짜릿함도 더해진다. 아에로플륌 탑승 전 안내되는 주의사항을 유념하며 비행하면 된다. 두려움과 걱정으로 두근대던 마음은 동굴을 날아오르는 순간 환상적인 마법을 경험하는 기쁨으로 바뀐다.

아에로플륌을 타고 동굴 위를 유영하던 평화롭고 아름다운 순간은 평생 내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아에로플륌 탑승 시간은 약 15분이다.

살라망드르 동굴 (외부 링크)

앙뒤즈 대나무숲

어릴 적 엄마와 이곳에 온 적이 있다.
앙뒤즈(Anduze)의 대나무숲은 유진 마젤(Eugène Mazel)이라는 인물이 홀로 완성한 작품이다. 원예학과 자연과학 애호가였던 유진 마젤은 1856년 처음으로 이곳에 대나무를 심었다. 그는 중국, 일본, 북미, 히말라야 등에서 온 여러 외래 식물종을 앙뒤즈의 환경에 적응시키려 노력했다.
무더운 여름, 고요와 평화를 느낄 수 있는 앙뒤즈 대나무숲에서 삼림의 시원한 공기를 즐겨 보자.

로제르 륀 폭포

우리는 등산용 배낭을 짊어지고 로제르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있는 륀 폭포(Cascade de Rûnes)를 향해 행군했다. 륀 폭포는 데록 폭포(Cascade du Déroc)와 함께 로제르에서 가장 거대한 폭포의 양대 산맥을 이룬다. 두 폭포에서는 물이 마르지 않고 언제나 힘차게 흐른다. 이웃 마을 오브락(Aubrac)에 있는 폭포처럼 로제르산의 륀 폭포도 아래에서 내려다보면 그 풍경이 장관이다. 높이가 58미터에 달하는 폭포와 아래에서 폭포를 받치고 있는 두 수반의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폭포 아래에 자리를 잡자.

로크프랭 산에서의 비아 페라타 암벽 등반

로제르는 혼잡한 일상에서 탈출해 자연 속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여행지다. 우리는 안전 로프를 단단히 매 만반의 준비를 갖춘 후 로크프랭 산(Roqueprins) 암벽을 등반했다. 정상에 올라 바라본 로제르의 풍경은 우리에게 큰 기쁨을 가져다줬다.

비아 페라타(Via Ferrata)에서 내려다 보는 파노라믹 뷰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비아 페라타는 암벽 등반을 즐기는 이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암벽 등반로다.
개인적으로 비아 페라타 암벽 등반을 정말 좋아한다. 나는 암벽 등반을 할 때 편안함을 느끼고, 안전 로프에 몸을 맡긴 채 암벽을 오르며 감상하는 일몰 풍경을 사랑한다. 우리는 로크프랭 산을 손바닥 보듯 훤히 꿰뚫고 있는 암벽 등반 가이드 로뱅과 함께 했다. 체력적으로는 힘들 수 있지만, 고생을 이겨내고 정상에 오르면 아름다운 뷰가 노력을 보상해 준다.
광활한 자연 지대를 여행하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경험을 하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사실 우리의 행복은 각자의 여정을 이어주는 길에 달려있는 것이 아닐까😊

로제르에서 즐기는 액티비티 (외부 링크)

고원 지대, 푸에슈 데 봉동

우리의 로제르 로드 트립 종착지는 광활한 고원 지대의 모습이 특징적인 푸에슈 데 봉동(Puech des Bondons)이다. 푸에슈 데 봉동은 고원과 낮은 산들이 한데 모여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태양빛도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다. 푸에슈 데 봉동에서 끝없이 펼쳐지는 로제르의 풍경을 보고 있자면 자연의 신비함에 그저 감탄하게 된다. 내 인생의 일출 감상 스폿 TOP 5 중 하나로 꼽을 정도다.
내 옥시타니 여행기를 읽으며 여러분도 이곳을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를 바란다. 드넓은 옥시타니 지방 전역에 펼쳐진 풍경은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따뜻한 분위기와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고루 즐기고 싶다면 옥시타니로 떠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