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C릴에 관한 다섯 가지 흥미로운 사실

유로스타 철도를 이용해 프랑스와 영국을 오가는 이들은 릴이라는 도시를 잘 안다. 릴은 유로스타가 영불 해협으로 가는 관문이고, 벨기에로 향하는 육로 관문이기도 하다. OSC릴은 릴을 연고로 한 축구팀이다. 릴이 유서 깊고 강력한 도시인 것처럼 OSC릴도 프랑스 리그앙 무대에 큰 족적을 남겼다. 파리 생제르맹이나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 그리고 올랭피크 리옹이 화려한 와인이라면, OSC릴은 은은한 맛을 지닌 와인이다.

프랑스 북부의 강자

릴은 프랑스 리그앙 강자 중 하나다. 리그를 네 차례 우승했고, 프랑스컵 트로피를 여섯 차례 들어 올렸다. 1944년에 창단해서 1부에서 63시즌을 보냈고, 2부에서는 14시즌, 나시오날 디비지옹(아마추어)에서 1시즌, 전쟁 기간 동안 1시즌을 경쟁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UEFA컵 포함)에 각각 8시즌 출전했다. 두 대회 모두 최고 성적은 16강 진출이다. 릴은 올 시즌 리그앙에서 15라운드 현재 4위를 달리고 있고, 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에서도 16강에 올랐다. 릴의 가장 큰 라이벌은 북부에서 먼저 기선을 잡은 RC랑스다. 랑스는 과거 산업을 대표하는 도시이고, 릴은 현대 산업 도시라 도시 차원에서도 상징성이 매우 다르다. 한국 선수 남태희가 활약한 발랑시엔과도 라이벌인데, 이 더비에는 ‘작은’이라는 수식어가 들어간다.

어린 아자르, 릴에서 황제로

2023년에 생각보다 빨리 은퇴한 에덴 아자르(1991년생, 벨기에)는 릴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아자르는 2007년 만 16세 나이로 릴에서 프로로 데뷔했다. 그는 2007-08시즌에 4경기를 소화했으나 2008-09시즌에는 주전으로 도약해 30경기에 출전해 4골을 터뜨렸다. 2009년에는 리그앙 최고 유망주로 선정됐고, 2010년에는 2년 연속 최고 유망주에 리그 베스트11에 올랐다. 그는 2010-11시즌에 팀을 리그와 프랑스컵 정상으로 이끌며 리그앙 최고 선수로도 꼽혔다. 아자르는 2012년에도 리그앙 최고 선수로 선정됐다. 릴은 여전히 아자르를 잊지 못한다.

역사가 녹은 엠블럼

릴 엠블럼을 보면 구단 역사가 보인다. 현재는 오각형 안에 구단의 별명은 개(Dogue)와 구단명(LOSC) 그리고 연고지 릴 시의 문장인 백합(릴 주변에 자생하는 붓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이 들어가 있으며 전체적인 색상은 빨간색과 파란색이다. 구단 초기 엠블럼은 릴 시의 문장과 동일하게 백합과 빨간색으로 이뤄졌으나 1946년 이후 팀의 두 뿌리 중 하나인 SC피부아를 존중하는 의미로 파란색을 넣었다. 개는 1981년 엠블럼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용맹함과 팀 행운의 부적을 상징한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다.

전 구단주가 배우 레아 세이두의 삼촌?

영화 <007> 시리즈에서 본드걸 마들렌 스완으로 열연하고, 자비에 돌란 감독이 만들어 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단지 세상의 끝>에도 출연한 레아 세이두. 그는 한국에서도 매우 유명한 배우다. 그는 릴과 깊은 관계가 있다. 삼촌이자 영화 제작자인 미셸 세이두가 릴 구단주를 2004년부터 2017년 1월까지 역임했기 때문이다. 다만, 세이두 가문이 워낙 유명하고 부유해서 가족 간 다툼도 많아서 두 사람의 정확한 관계는 며느리도 모른다는 소문이 있다…

잦은 이사 끝에 찾은 홈구장

릴은 상대적으로 길지 않은 역사를 지녔으나 홈구장은 여럿이다. 창단 초기에는 스타드 앙리-주리스와 스타드 쥘-르메르스를 번갈아 사용했다. 1975년 이후에는 스타드 그리몽프레-주리스에서 경기했다. 2004년에는 다시 한번 스타드 그리몽프레-주리스의 철거와 재건축 계획과 맞물려 스타디움 릴 메트로폴로 이사하기에 이른다. 릴은 기나긴 조정과 다툼 끝에 2012년에 새로 생긴 스타드 피에르 모루아에 정착할 수 있었다. 이 경기장은 개폐식 구조(15분에 개폐 가능)로 대부분의 전력을 경기장이 갖춘 재생 에너지 시설(태양열 패널과 풍차 두 대)에서 만들어 사용한다. 이 경기장은 두 개 층을 지니고 있어서 세 시간 안에, 축구장에서 다른 경기장으로 ‘변신’할 수 있다. 테니스, 농구 경기를 이미 치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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