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관광청 지사장의 프랑스 샤퀴테리 이야기

샤퀴테리(Charcuterie)는 육류의 다양한 부위로 만든 가공식품을 이르는 말로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식전주 문화가 발달된 프랑스에서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와인 또는 가벼운 음료와 함께 샤퀴테리를 즐기며 단란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간식이다. 미식가로 소문난 프랑스 관광청 코린 풀키에 지사장이 들려주는 프랑스 샤퀴테리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알아보자.

소시송 섹 Saucisson Sec

일반적으로 식사 전에 레드 와인을 한잔 기울이며 얇게 자른 소시송 섹을 곁들여 먹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바삭한 바게트에 버터를 바르고, 그 안에 얇은 소시송과 무설탕 오이 피클만 넣어주면 완성입니다. 치즈 라클렛에 곁들여 먹어도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죠. 이러한 소시송은 프랑스 전국에서 생산됩니다. 대부분의 샤퀴테리 전문점에서 자체 생산을 하는데, 마트에서 파는 공장식 샤퀴테리보다 맛이 훨씬 좋습니다. 코르시카(Corse), 피레네(Pyrénées), 사부아(Savoie), 오베르뉴 론 알프(Auvergne-Rhône-Alpes)등 특정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소시송들도 있습니다.

리옹의 예수 Jésus de Lyon

리옹에서는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생산되던 ‘리옹의 예수(Jésus de Lyon)’ 소시송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다른 소시송들과 생김새가 조금 다른데요, 실로 부분을 조이지 않고 신생아들을 다루듯 껍질로 살포시 감싸 그물망에 넣는 것이 특징입니다. ‘예수’라는 이름은 이 소시송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에 붙여진 이름이고, 오늘날에는 특정한 곳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귀한 음식입니다.

최고의 샤퀴테리가 있는 곳 @리옹 레 알 폴 보퀴즈 Les Halles Paul Bocuse de Lyon

리옹의 예수 소시송을 만나려면 리옹 미식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전통 시장 ‘레 알 폴 보퀴즈 (Halles Paul Bocuse de Lyon)’로 가보세요. 1971년에 세워진 이곳은 미슐랭 3스타 셰프이자 리옹이 배출한 전설적 셰프 고(故)폴 보퀴즈가 식재료를 구입하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직접 구입을 하지 않더라도, 이곳에 꼭 들러 눈요기를 해보세요.

파리 샤퀴테리 명가 @메종 베로 Maison Verot

제가 파리를 방문할 때마다 꼭 들리는 곳이 있어요. 바로, 1930년부터 최고의 샤퀴테리를 생산하는 메종 베로(Maison Verot)입니다. "샤퀴테리의 품질을 높이는 것은, 항상 더 좋은 맛을 제공하고, 동물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지역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다"가 이곳의 모토입니다.

서울에서 맛있는 잠봉뵈르를 찾는다면?

서울에서 아주 맛있는 잠봉뵈르가 먹고 싶을 때, 저는 따팡(Taffin)을 찾아요. 한국-프랑스 국제 커플이 용산구 후암로에서 운영하는 이 빵집을 알고 계시나요? 남편(토렁탕 따팡)이 디저트를 만들고 아내(이서연)가 빵을 만듭니다. 서연 씨는 폴 보퀴즈의 고향 리옹에서 제빵 공부를 했다고 하네요! 이곳 샌드위치를 먹으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답니다.

따팡 Taffin
서울특별시 용산구 후암로 20

최고의 잠봉은 어디서?

잠봉 드 파리는 프랑스구르메(France Gourmet)에서 구입합니다. 한국산 무항생제 돼지고기로 생산한 맛있는 햄을 맛볼 수 있어요. 이곳에서 구입한 햄으로 제 남편 티에리(또 등장했네요)와 함께 군침 돋는 홈메이드 잠봉뵈르를 만들어 먹습니다. 프랑스구르메는 제주도산 흑돼지 소시송도 생산하죠. 제가 직접 먹어 봤는데 맛이 아주 끝내줍니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회향이 들어간 소시송을 맛본 적이 없는데, 정말 맛깔나더군요. 이곳에서 구입한 소시송은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어요. 제게 소시송은 사랑입니다. 소시송을 바라보는 제 눈빛은 사탕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처럼 초롱초롱 빛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