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개관한 '국제 프랑스어 박물관'을 방문해야 하는 이유

프랑스에서 꼭 한 번 방문해 볼 만한 한 성을 소개한다. 오를레앙 공작의 봉토였던 빌레 코트레 성(Château de Villers-Cotterêts)은 국립기념물센터의 감독하에 재건축되어 특별한 문화 공간인 국제 프랑스어 박물관(Cité Internationale de la Langue Française)으로 다시 태어났다. 새로운 경험과 학습의 공간이 될 이곳은 수많은 프랑스 문학 거장들의 출생지로 유명한 파리 북쪽 숲속에 둥지를 트고 있다. 영화에서부터 랩까지, 끊임없이 진화하는 프랑스어를 주제로 시각과 청각이 즐거운 매력적인 산책을 제공한다.

단어에서 재미를 느끼다

흥미진진한 국제 프랑스어 박물관의 상설관 관람 루트는 15개 전시장에 놓인 150개의 오브제와 문서 및 작품, 그리고 60여 개의 인터랙티브 장치로 이루어진다. 방문객들은 세계적인 언어 프랑스어의 무한한 풍성함을 여행하게 된다. 스트로마에의 노래를 감상하면서 ‘혼성어’를 만나고 돔 내부의 360° 프로젝터를 통해 특정 단어가 프랑스어로 유입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프랑수아 1세나 잔다르크의 연설을 듣거나 ‘마법의 도서관’에서 완벽한 책을 찾아볼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어른과 아이가 함께 초대형 단어 찾기 퍼즐 게임을 즐기고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명칭을 살펴보며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예컨대 파리에서는 ‘뺑 오 쇼콜라(pain au chocolat)’라고 불리는 빵이 프랑스 남서부 지역에서는 ‘쇼콜라틴(chocolatine)’으로 불린다고 한다. 실제로도 빌레 코트레 성이 프랑스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바로 이곳에서 1539년 프랑수아 1세가 라틴어를 대신하여 프랑스어를 공식 언어로 지정하는 칙령에 서명하였다. 방문 코스의 마지막 전시실에 놓인 글을 해석해 보는 것도 적극 추천한다.

독특한 건축 유산을 감상하다

1532년, 프랑수아 1세 재위 기간에 사냥용 별장으로 축조되었다가, 오를레앙 공작의 봉토가 된 이 성은 프랑스의 왕들에게 많은 애정을 받은 곳이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프랑스 초기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전형적인 인테리어를 감상할 수 있다. 조각품, 멀리언 창문, 중세 시대에 축조된 방어 탑까지, 5년에 걸쳐 진행된 대규모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통해 프랑스 역사에 큰 획을 남긴 이 건물의 영광을 그대로 재현했다. 이 왕궁에서는 여러 가지 건축적 보물을 찾을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도롱뇽, 나뭇잎, 백합꽃 조각으로 웅장하게 장식된 ‘왕’의 계단과 날개 달린 천사(putti)의 머리, 코르누코피아, 화환과 리본이 가득한 이탈리아 양식의 성 니콜라스 예배당(chapelle Saint-Nicolas)은 반드시 방문해 보길 바란다.

대형 유리지붕 아래에서 라이브 쇼를 즐기다

국제 프랑스어 박물관의 중앙 공간인 주 드 폼(Jeu de Paume) 중정은 멋진 아트리움으로 변신했다. 10m 높이의 거대한 유리 지붕과 르네상스 모티브를 연상시키는 다이아몬드 모양의 메쉬 구조물은 속어부터 지역 사투리, 형식적인 문학적 표현에 이르기까지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단어가 걸려 있는 '어휘의 하늘'을 구성한다. 이 아름다운 풍경 아래 전시는 물론 다양한 공연도 펼쳐질 예정이다. 편지, 공연 예술, 조형 예술, 디지털 예술까지 프랑스어만큼이나 풍부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프랑스 대문호의 땅을 탐험하다

프랑스 문학 천재라 불리는 알렉상드르 뒤마(Alexandre Dumas), 우화로 널리 알려진 장 드 라 퐁텐(Jean de La Fontaine), 고전 연극의 대표 작가 장 라신(Jean Racine), 시인 겸 작가이자 연극인인 폴 클로델(Paul Claudel)의 한 가지 공통점은 오 드 프랑스(Hauts-de-France)의 빌레 코트레(Villers-Cotterêts) 도시에서 태어나고 성장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곳이 그들의 문학 세계를 탐구하기에 이상적인 곳임에 틀림없다. 빌레 코트레 성에서 가까운 알렉상드르 뒤마 박물관을 방문하면 삼총사와 몬테크리스토 백작 등 수많은 작품을 남긴 작가의 추억에 젖어볼 수 있고, 페르테 밀(Ferté-Milon) 지역에 가면 ‘명사의 생가’ 라벨이 붙은 라신 박물관(Musée Racine)에 가서 라신의 유년기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또한 샤토 티에리(Château-Thierry) 마을에서는 라 퐁텐이 태어난 저택에 자리 잡은 장 드 라 퐁텐 박물관을 방문할 수 있고(2024년 재개관), 카미유(Camille)와 폴 클로델(Paul Claudel)이 작가와 조각가로서 첫 예술적 발걸음을 내디딘 그들의 집도 둘러볼 수 있다.

자연 속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는 "광택이 나는 은빛 껍질을 지닌 아름다운 너도밤나무"와 "어둡고 거친 나무껍질을 지닌 아름다운 참나무"에 찬사를 보낸 바 있다. 문화 활동을 마쳤다면 특별한 숲(Forêt d’Exception) 라벨을 획득한 빌레 코트레 성 공원과 인근 레츠(Retz) 숲에서 자연의 공기를 한껏 들이마셔 보자. 프랑스에서 이 라벨을 획득한 숲은 오직 15곳뿐이다. 도보, 말 또는 자전거를 타고 13,000 헥타르에 달하는 거대한 자연을 활보하며 놀라운 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중 가장 오래된 참나무의 수령은 365년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12개의 하이킹 코스도 마련되어 있다. 알렉상드르 뒤마(Alexandre Dumas)가 집필한 프랑스 최초의 탐정 소설 <캐서린 블룸(Catherine Blum)>의 여주인공 캐서린 블룸과 함께하는 14km의 문학 산책 또한 가능하다. 곧 완공될 30km의 자전거 도로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 총감독이었던 외젠 비올레 르 뒥(Viollet-Le-Duc)에 의해 19세기에 복원된 피에르퐁 성(Château de Pierrefonds), 프랑스 신고전주의의 보석인 콩피에뉴(Compiègne) 성, 그리고 레츠 숲 모두를 연결할 예정이다. 국제 프랑스어 박물관은 최초의 유럽 문화 승마 루트인 ‘달타냥의 유럽 루트(Route européenne d’Artagnan)’의 경유지이기도 하다. 이 루트는 알렉상드르 뒤마(Alexandre Dumas)의 상상으로 창조해 낸 유명한 근위기병 달타냥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달타냥의 유럽 루트 홈페이지 Route d'Artagnan (외부 링크)

더 자세한 정보는 :

국제 프랑스어 박물관 가는 법 :
기차: 파리 북역에서 TER 열차 타고 45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