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 한번은 꼭 가봐야 하는 여행지로 꼽히는 남프랑스. 프랑스 남부의 도시들은 저마다가 품은 풍요롭고 다채로운 매력으로 전세계인들을 열광시킨다. 남프랑스의 대표 휴양 도시 니스부터, 아직 한국인들에게는 비교적 덜 알려진 보석 같은 소도시들까지, 프랑스 관광청이 공개하는 남프랑스의 숨은 여행지들을 만나보자.
니스 Nice
Nice, France
말이 필요 없는 프랑스 최고의 휴양지 니스
구하기 어려운 진귀한 색의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푸른빛 지중해 바다와 그 위로 쏟아지는 남부의 황금빛 햇살. 니스 해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해변을 따라 이어진 프롬나드 데 장글레(Promenade des Anglais)에서는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과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여행자, 일광욕을 즐기는 현지인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남프랑스 특유의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구시가지(Vieux Nice)로 들어서면, 살레야 시장에서 갓 수확한 오렌지, 무화과, 허브, 올리브유, 라벤더 향이 가득한 자연 비누 등을 만날 수 있고, 오랜 시간 지역민의 식탁을 채워온 현지 식재료와 향신료들이 여행자의 오감을 깨운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답게, 샤갈 미술관(Musée Marc Chagall)과 마티스 미술관(Musée Matisse)에서는 이 도시를 사랑한 미술 거장들의 작품들을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니스는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 에즈, 앙티브, 생폴드방스, 그라스, 모나코 등 다양한 근교 여행지를 하루 일정으로 다녀오기에 좋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여행자들이 니스를 코트다쥐르 여행의 거점 도시로 삼곤 한다.
에즈 Èze
Èze, France
절벽 위의 보석, 에즈 마을에서 만나는 중세의 낭만과 지중해 풍경
니스와 모나코 사이에 자리 잡은 에즈는 코트다쥐르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벽 마을로 손꼽히는 명소다. 해발 400m 이상의 바위 위에 세워진 이 마을은 자갈길, 좁은 골목, 가파른 길과 아치형 통로, 계단 등 중세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을 준다. 마을의 꼭대기에는 14세기 요새 폐허 위에 조성된 이국적인 정원(Jardin exotique d'Èze)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400여 종의 선인장, 알로에 같은 다육식물과 지중해 식물이 풍성하게 자라고 있으며, 정원에서 내려다보는 파노라마 뷰는 압도적이다. 특히 맑은 날에는 지중해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풍경뿐 아니라 멀리 코르시카 섬까지도 감상할 수 있다. 에즈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비롯해 매력적인 상점과 테라스 카페로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에즈에 위치한 프라고나르 향수 공방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투어를 통해 향수 제조 과정과 공방의 역사를 직접 체험하며 이곳만의 특별한 향을 만날 수 있다.
빌프랑슈쉬르메르 Villefranche-Sur-Mer
Villefranche-sur-Mer, France
아기자기한 유럽 감성이 담긴 마을을 찾는다면
빌프랑슈쉬르메르는 니스에서 차로 단 15분 거리에 위치한 숨겨진 보석 같은 항구 마을이다. 조용히 거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구시가지의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고, 투명한 에메랄드 해변에서 물멍을 즐겨보자.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2에 등장했던 장 콕토 성당도 빠질 수 없는 볼거리다. 뷰포인트에서 내려다보이는 숨 막히는 마을의 전경을 사진에 담는 것도 놓치지 말자.
생장캅페라 Saint-Jean-Cap-Ferrat
Saint-Jean-Cap-Ferrat, France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 속에 우아한 선율이 흐르는 소도시
니스와 모나코 사이에 솟아 있는 작은 반도 마을 생장캅페라(Saint-Jean-Cap-Ferrat)는 청정 자연 속에서 우아함을 발견할 수 있는 분위기 있는 소도시다. 매년 여름 재즈 페스티벌이 이곳에서 펼쳐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이다.
프랑스 최고의 호텔들에게만 부여되는 팔라스 등급을 받은 전설적인 호텔 '그랑호텔 뒤 캅페라(Grand-Hôtel du Cap-Ferrat'와 코트다쥐르를 대표하는 고급 저택 중 하나인 '빌라 에프루시 드 로스차일드(Villa Ephrussi de Rothschild)'는 생 장 캅페라가 자랑하는 대표 여행지이다.
이 밖의 필수 여행지로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2에 등장한 부담없는 가격으로 환상적인 해변 뷰를 즐길 수 있는 팔로마 비치(Paloma Beach)가 있다.
생트로페 Saint-Tropez
Saint-Tropez, France
프랑스인들이 꿈꾸는 별들의 휴양지, 생트로페
프랑스인들에게 '생트로페에서의 휴가'를 언급하면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그들의 표정을 볼 수 있다. 작은 어촌 마을 생트로페는 마을의 규모와 비교 불가한 엄청난 상징성과 화제성을 지닌 곳이다. 해마다 세계적인 스타들이 휴가나 특별한 기념일을 보내기 위해 생트로페를 찾는다. 생트로페 항구에는 세계 곳곳에서 찾아온 초호화 요트와 보트들이 줄지어 서있다. 유람선을 타고 생트로페 주변을 둘러보면 세계 각국의 왕실, 배우, 정계 인사, 스포츠 스타들의 고급 별장들이 펼쳐진다. 생트로페에서는 럭셔리 브랜드 매장들의 모습조차 예사롭지 않다. 수영장이 있는 샤넬 매장, 세련된 남부의 분위기를 담은 디올 카페 등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매장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엑상프로방스 Aix-en-Provence
Aix-en-Provence, France
젊음의 생기가 넘치는 물의 도시, 엑상프로방스
엑상프로방스에는 특별한 젊음의 에너지가 흐른다. 도심 곳곳에 펼쳐진 노천카페에는 남프랑스의 햇살을 만끽하며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는 엑수아(Aixois 엑상프로방스 주민들을 지칭)들로 가득하다. 18세기 파스텔 색감의 건물 사이를 걷다 보면, 거리 음악과 분수 소리가 어우러져 도시 전체에 생동감이 넘친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물의 도시'라는 별명을 가진 도시답게 크고 작은 분수들이 촘촘히 흩어져 도시를 풍요롭게 적신다. 또 엑상프로방스는 화가 '폴 세잔'의 고향으로, 그의 삶과 작품의 흔적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예술 산책이 된다. '생트 빅투아르 산(Mt Sainte Victoire)은 세잔이 수없이 그렸던 영감의 원천으로, 지금도 도시를 웅장하게 감싸며 여행자들을 맞이한다. 여름철에는 도심에서 10~20분 거리만 나가면 보랏빛 라벤더 밭이 펼쳐진다.
와인과 건축 애호가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장소가 있다. 바로 엑상프로방스 근교에 위치한 샤토 라 코스트(Château La Coste) 와이너리다. 이곳은 단순한 와이너리를 넘어 현대미술, 건축, 와인,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공간이다. 프랭크 게리, 안도 다다오, 장 누벨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작품이 포도밭을 따라 전시되어 있어, 아트 투어와 와인 시음이 동시에 가능한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무스티에 생트 마리 Moustiers-Sainte-Marie, 베르동 협곡 Gorges du Verdon
Moustiers-Sainte-Marie, France
유럽의 그랜드 캐니언과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을 모두 즐기고 싶다면
마르세유와 니스 사이, 반드시 거쳐가야 할 여행지를 들자면 단연 베르동 협곡이 꼽힌다. 알프스 융기 후 수만 년 동안 산봉우리 사이로 물이 흘러 석회암을 침식시키면서 물길 폭 140미터, 수심 700미터(가장 깊은 곳 기준)의 거대한 협곡이 탄생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사이로 흐르는 신비로운 에메랄드빛 물길을 따라 페달보트를 내젓거나, 전기 보트를 즐길 수 있다. 여름과 초가을에는 협곡 곳곳에서 다이빙과 수영을 즐기는 여행객들도 목격할 수 있다.
베르동 협곡과 맞닿아 있는 '무스티에 생트 마리 Moustiers-Sainte-Marie'는 1982년부터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된 동화 같은 마을이다. 마을을 더욱 비현실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마을 꼭대기 절벽 사이에 달린 별 하나. 옛 십자군 전쟁 당시 포로로 잡혀갔던 기사가 풀려나면 마을 절벽에 별을 달리라 결심했다는 기원을 비롯해 다양한 기원이 존재한다. 골목골목마다 꽃장식이 가득한 상점과 레스토랑이 가득하다. 기념품을 찾는다면 무스티에 생트마리의 명물인 파이앙스 도자기를 추천한다.
📍포토 스팟: 퐁 뒤 갈르타 Pont du Galetas
뤼베롱 Luberon (고르드, 루시용, 루르마랭...)
Gordes, France
가장 프로방스다운 아름다운 마을이 모인 곳
프로방스의 중심부에 위치한 뤼베롱 지역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지역자연공원과 생물권 보호구역을 품고 있는 특별한 장소다. 이곳에는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꼽히는 그림 같은 마을들이 생생한 색채의 태피스트리처럼 펼쳐져 있어,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한 감동을 선사한다. 뤼베롱에서는 프로방스 특유의 강렬한 색감과 풍부한 맛, 그리고 향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풍경도 이곳의 매력을 더한다. 2월과 3월에는 새하얀 아몬드꽃이 만개하고, 4월에는 벚꽃이 마을을 물들인다. 5월에는 양귀비꽃이 들판을 채우며, 6월과 7월에는 라벤더 밭이 보랏빛 물결을 이룬다. 가을에는 단풍이 든 포도나무 잎과 달콤한 멜론이, 겨울에는 진귀한 블랙 트러플이 이 지역을 풍성하게 만든다. 뤼베롱은 고급 숙소들이 많아 하룻밤을 묵는 것만으로도 프로방스의 삶을 깊이 체험할 수 있다.
꼭 방문해야 할 대표 명소로는 아름다운 중세 절벽 마을 고르드(Gordes), 라벤더 밭으로 유명한 세낭크 수도원(Abbaye Notre-Dame de Sénanque), 알베르 카뮈가 사랑한 루르마랭(Lourmarin), 그리고 황토빛 마을 루시용(Roussillon) 등이 있다. 각각의 장소가 뤼베롱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품고 있어, 여행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한다.
마르세유 Marseille
Marseille, France

눈부신 해변부터 풍부한 문화유산까지, 프랑스 제1의 항구도시
2,600년의 역사를 가진 마르세유는 어찌 보면 남프랑스에서 가장 저평가된 여행지 중 하나일 지 모른다. 하지만 진짜 마르세유를 알고 나면, 일주일을 꽉 채워도 아깝지 않을 만큼 다양한 매력을 지닌 도시임을 실감하게 된다.
여행은 멋진 요트들이 줄지어 있는 구항구(Vieux-Port)에서 시작하자. 이어서 도시 전경과 지중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대성당(Basilique Notre Dame de la Garde)에 올라보자. 점심시간에는 마르세유의 숨은 보석 같은 항구 마을인 발롱 데 조프(Vallon des Auffes)에서 식사를 즐기면 좋다. 수영을 원한다면 도심과 가까운 카탈랑 해변(Plage Catalans)을 찾거나, 보트를 타고 프리울 섬(île du Frioul)을 떠나는 것도 추천한다. 보다 이색적인 경험을 원한다면, 마르세유의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해안 마을 레 구드(Les Goudes)를 방문해보자. 칼랑크 국립공원 특유의 에메랄드 빛 바다에서 청정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건축과 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그물망 구조의 외관이 인상적인 유럽 지중해 문명 박물관(MuCEM)과 근대 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가 설계한 공동주택 단지 시테 라디유즈(Cité Radieuse)는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다. 구항구에는 세계적인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설계한 반사형 그늘막 '옴브리에르'가 설치되어 있어, 공공예술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다. 거리 예술을 사랑한다면, 마르세유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인 파니에(Le Panier) 구역에서 그래피티와 벽화, 공방들이 만들어내는 보헤미안 감성을 만끽해보자. 여정을 마무리하기 전, 마르세유의 대표 요리인 부야베스를 맛보고, 현지 특산품인 마르세유 비누를 기념품으로 챙기자.
💚 영상으로 만나는 남프랑스
By Seonju PARK 박선주
프랑스 관광청에서 n년차 마케팅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자칭타칭 프랑스 덕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