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라톤 코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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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 시간: 0 분게시일: 12 9월 2025

마라톤을 뛰며 새로운 도시를 발견하는 것만큼 특별한 경험도 드물다. 파리 마라톤의 인기가 해마다 높아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프랑스 최대 규모의 파리 마라톤이 매진되었을 때는 어디로 가야 할까? 기록 경신을 노리든, 역사적 장소 위를 달리든, 혹은 덜 알려진 루트를 따라 모험을 떠나든, 프랑스에는 모든 러너를 위한 마라톤이 있다.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코스, 가장 고도가 높은 코스, 가장 빠른 코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력을 지닌 마라톤을 통해 색다른 방식으로 프랑스를 탐험해 보자. 노르망디의 상륙 작전 해변, 알프스의 안시 호숫가, 보르도의 포도밭을 배경으로 달려보자!

🏃 프랑스 가을 시즌 마라톤

가장 신나는 - 메독 마라톤

Pauillac, France

2025년 9월 6일

기록보다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포도밭 속 와인 마라톤으로 유명한 메독 마라톤이 제격이다. 

대부분의 참가자가 유쾌한 복장을 입고 출전하여, 포이약(Pauillac), 생쥘리앙(Saint-Julien), 메독(Médoc), 무통 로칠드(Mouton Rothschild) 등 지롱드(Gironde) 지역의 이름난 포도원들과 50여 개의 유명 와이너리를 지나는 이 마라톤은 흥겨운 퍼레이드와 코스튬이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다. 

코스 곳곳에 마련된 20여 개의 휴식 지점에서는 와인 시음이 가능하다. ‘급수소’라는 단어가 이곳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바나나는 물론이고, 굴, 등심 스테이크, 포도, 치즈, 심지어 아이스크림까지… 다양한 먹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달리기, 시음, 미식, 음악이 어우러진 메독 마라톤은 매년 약 1만 명이 참가하는 유일무이한 러닝 축제다. 이제 개성 넘치는 코스튬을 고를 차례다. 

메독 마라톤(Marathon des Châteaux du Médoc)

가장 바다 내음 가득한 - 반 마라톤

Vannes, France

2025년 9월 27~28일

반(Vannes)의 요새 도시에서 출발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중 하나로 손꼽히는 모르비앙 만의 해안길을 따라 달리는 ‘반 마라톤(Marathon de Vannes)’은 지난 25년간 수많은 러너들에게 브르타뉴의 남쪽 지역을 재발견하는 기회다.

목조 건물과 구시가지의 성벽을 지나면 풍경은 바다로 이어진다. 요트가 떠 있는 잔잔한 수면, 습지와 석호가 어우러진 자연 그대로의 만이 눈앞에 펼쳐진다. 여유가 있다면 반을 경유하는 세관원의 길(GR34루트)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좋다. 달리기 후 회복을 위한 산책 코스로도, 다음 마라톤을 준비하는 워밍업 코스로도 완벽한 환경이다.

반 마라톤(Marathon de Vannes) 

가장 코스가 빠른 - 센-외르 마라톤

Amfreville-sur-Iton, France

Aurelien Papa
© Aurelien Papa

2025년 10월 19일

프랑스에서 가장 빠른 마라톤 중 하나로 손꼽히는 ‘센-외르 마라톤(Marathon Seine-Eure)’은 루앙 남쪽에서 열리며, 개인 기록을 갱신하고자 하는 러너들에게 이상적인 코스다. 2024년 대회에서는 참가자 중 12% 이상이 3시간 이내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 비결은? 잘 정비된 도로, 자전거 도로, 운하 제방길이 노르망디의 매력적인 마을들과 아름다운 전원 지역을 가로지르며, 전체 코스가 14m의 완만한 하강 경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앙프르빌 쉬르 이통(Amfreville-sur-Iton)에서 출발해 외르(Eure) 강과 센 강, 여러 호수를 지나 발 드 뢰유(Val-de-Reuil)에 도착한다. 단, 달리는 도중 길을 건너는 오리떼를 만날 수 있으니 주의하자.

센-외르 마라톤(Marathon Seine-Eure) 

가장 친환경적인 - 아르데슈 마라톤

La Voulte-sur-Rhône, France

2025년 10월 26일

2020년 ‘유럽 최고의 자전거길’로 선정되기 훨씬 전부터, 아르데슈 지역의 90km 자전거길 ‘돌체 비아(Dolce Via)’는 사이클리스트, 하이커, 그리고 러너들 사이에서 이미 입소문 난 명소였다. 

터널과 수로교, 폐철도 부지와 오래된 견직 공장, 반짝이는 강물과 푸른 숲길, 그리고 완만한 내리막 경사… 매년 가을, 아르데슈 마라톤(Marathon de l’Ardèche)은 풍부한 산업 유산을 간직한 에리외(Eyrieux) 계곡을 따라 달리며, 옛 철로를 재생해 만든 친환경 자전거 도로를 코스로 삼는다. 마라톤 당일에는 오직 러너들만 이 길을 사용할 수 있다. 

자동차 소음과 인파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이 마라톤은 소규모 대회를 선호하는 러너들에게 특별한 경험이 되어줄 것이다. 

아르데슈 마라톤(Marathon de l’Ardèche)

가장 길고 고대적인 - 라 베니 비치 마라톤

Nîmes, France

Cyrille Quintard
© Cyrille Quintard

2025년 11월 8일

"Veni, Vidi, Vici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고대 로마의 정신을 담은 이 48km 코스는 마라톤보다 조금 더 긴 거리다.

경기는 고대 원형극장 안에서 출발해, 메종 카레(Maison Carrée), 라 퐁텐 정원(Jardins de la Fontaine), 마뉴 탑(Tour Magne)을 지나, 레드농(Lédenon) 성과 세르낙 시대(Sernhac)의 로마시대 터널을 통과한다. 결승선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된 고대 루마 수로교, 퐁 뒤 가르의 바로 아래에 위치한다. 

16km와 27km 구간도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수준의 러너들이 함께 도전할 수 있다. 한여름의 더위 없이 온화한 늦가을 날씨를 즐기며 고대 로마의 숨결을 따라 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라 베니 비치 마라톤(Marathon La Veni Vici)

🏃 프랑스 봄 시즌 마라톤

가장 전경이 아름다운 - 마르세유-엑상프로방스 트레일 마라톤

Marseille, France

 J. Auray
© J. Auray

2026년 3월

향긋한 덤불, 파란 하늘 아래 황금빛 금작화, 사이프러스 나무와 소나무 숲, 그리고 눈부신 파노라마 뷰… 마르세유와 엑상프로방스를 잇는 이 새로운 트레일 마라톤은 초보 러너부터 숙련된 트레일 러너까지 모두를 위한 프로방스의 장관을 만끽하게 해준다. 

첫 대회는 마르세유의 구 항구(Vieux-Port)에서 출발해 세잔이 사랑한 도시, 엑상프로방스의 미라보 거리(Cours Mirabeau)와 구시가지 좁은 골목길까지 이어졌다. 아스팔트가 아닌 비포장 도로지만 잘 정비되어 있으며, 구불구불하지만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는 코스다. 

경기 종료 후에는 마르세유로 돌아가는 셔틀이 마련되어 있지만, ‘천 개의 분수의 도시’라 불리는 엑상프로방스에서 며칠 더 머물며 여유를 즐기는 것도 적극 추천한다.

마르세유-엑상프로방스 트레일 마라톤(Trail Métropolitain Marseille-Aix) 

가장 역사 깊은 - 안시 호수 마라톤

Annecy, France

Marathon Annecy
© Marathon Annecy

2026년 4월 중순

1980년에 시작된 ‘안시 호수 마라톤(Marathon du Lac d’Annecy)’은 파리 마라톤과 함께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마라톤 중 하나다. 고도 차는 불과 100m로, 가장 평탄한 코스 중 하나이기도 하다. 덕분에 알프스의 장엄한 풍경을 호수변에서 여유롭게 감상하며 달릴 수 있다. 

출발지와 도착지는 ‘알프스의 베네치아’라 불리는 안시(Annecy)로,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다. 동행한 가족이나 친구들은 안시 호수의 유람선을 타고 물 위에서 직접 응원을 보낼 수도 있다. 

안시 호수 마라톤(Marathon du Lac d’Annecy)

가장 도전적인 - 비아리츠 마라톤

Biarritz, France

Claudia Lederer
© Claudia Lederer

2026년 5월 초

비아리츠 도심에서 출발해 아르캉그(Arcangues), 바수사리(Bassussarry), 아르본(Arbonne), 비다르(Bidart) 등 해변 휴양지를 지나, 바스크 해안을 따라 마지막 6km를 달리는 비아리츠 마라톤(Marathon de Biarritz)은 엽서 속 풍경 같은 절경을 자랑하지만, 오직 가장 용감한 러너들만이 완주할 수 있을 정도로 난이도가 높다. 

고도 상승만 해도 480m에 이르는 이 코스는 프랑스 도로 마라톤 중에서도 가장 힘든 코스로 꼽힌다. 그러나 그만큼 감탄을 자아내는 경로이기도 하다. 지역 럭비 클럽의 본거지인 아길레라 스타디움(Stade Aguilera)에서 출발해, 옛 어항, 73m 높이의 등대, 웅장한 빌라, 카지노, 해변, 그리고 세계적인 서핑 포인트들을 차례로 지나게 된다. 마라톤 당일만큼은 이 바닷가 풍경이 오롯이 러너들의 차지가 된다.

정규 마라톤 외에도 2인 릴레이, 하프 마라톤, 12km 코스, 어린이 레이스 등 다양한 종목이 함께 열린다. 

비아리츠 마라톤(Marathon de Biarritz) 

가장 역사적인 - 자유의 마라톤

Caen, France

2026년 6월

주노 해변, 소드 해변 위스트르앙 카지노, 페가수스 다리 … 노르망디 상륙 작전의 주요 지점을 따라 달리는 ‘자유의 마라톤(Marathon de la Liberté)’은 그 이름만으로도 감동을 전한다. 

자유를 향한 질주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만, 노르망디 해안을 따라 달리는 이 코스에는 역사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에는 캉 전쟁기념관(Mémorial de Caen)을 방문해 그 감동을 이어가 보자.

참고로 대회 측에서는 출발지인 쿠르쇨 쉬르 메르(Courseulles-sur-Mer)까지 참가자들을 데려다주는 셔틀을 운행한다. 이후 해안을 따라 달려 캉(Caen)까지 다시 이동 도착한다.

자유의 마라톤(Marathon de la Liberté – Caen) 

가장 고도가 높은 - 베르코르 마라톤

Villard de Lans, Route de la Côté 2000, Villard-de-Lans, France

Alexis Borg
© Alexis Borg

2026년 봄 또는 여름

자연 한가운데를 달리는 도로 마라톤. 아스팔트와 트레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러너라면, '베르코르 마라톤(Marathon du Vercors)'이 완벽한 절충안이 될 수 있다. 

그르노블 인근, 베르코르 자연공원 북쪽의 빌라르 드 랑(Villard-de-Lans)에서 열리는 이 마라톤은 유럽 최초의 해발 1,000m 도로 마라톤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도심의 열기와 소음에서 벗어나, 전나무와 너도밤나무 숲, 그리고 검은 뇌조와 야생 염소가 서식하는 고요한 자연 속을 달릴 수 있다. 

참가자들은 랑 앙 베르코르(Lans-en-Vercors), 오트랑(Autrans) 마을을 지나, 이 마라톤의 최고 지점인 해발 1,218m의 크루아 페랭 고개(Col de la Croix Perrin)를 넘게 된다. 총 상승 고도는 550m에 이르며, 프랑스에서 가장 난이도 높은 마라톤 중 하나로 손꼽히는 비아리츠 마라톤에 버금가는 도전이 될 것이다.

베르코르 마라톤(Marathon du Verc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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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는 마라톤과 달리기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스포츠 행사에 참가하면서 새로운 도시나 잘 알려지지 않은 자연 풍경을 발견하는 것은 프랑스를 색다르게 여행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파리에서 마르세유, 리옹, 낭트에 이르기까지, 러너들은 다양한 선택지를 만날 수 있다. 프랑스의 주요 도시 대부분이 자체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며, 모든 수준의 참가자에게 적합한 코스를 제공한다. 

💌 알아두면 좋은 정보: 

  • 2026년, 오드프랑스 지역의 중심 도시 릴(Lille)에서 마라톤이 열린다. 이는 1996년 이후 처음 있는 대회다. 
  • 마라톤보다 트레일 러닝이 더 끌린다면? 프랑스 전역에는 트레일 러너를 위해 표지판이 설치된 전용 코스를 갖춘 ‘트레일 존(Espaces Trail)’이 마련되어 있다. 
  • 2024년부터는 프랑스 내에서 달리기 대회에 참가할 때 더 이상 의료 진단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 대신 PPS(Parcours de Prévention Santé)라는 인증서로 대체되었으며, 경주 전 알아야 할 주의사항 및 권고사항에 대해 안내받게 된다. 

프랑스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대표 마라톤: 

By Yvonne Versteegh

번역가이자 콘텐츠 제작자. 느긋한 걸음으로 프랑스를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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