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들이 모여있는 여행지 뤼베롱은 요란한 해안 휴양지보다 한층 고요하고 진한 농촌의 향을 품은 곳이다. 트러플, 무화과, 카바용 멜론 등 뤼베롱의 식재료는 계절마다 풍성하게 넘쳐난다. 버터와 크림 대신 올리브 오일과 허브, 제철 작물로 구성된 이곳의 요리는 산지의 테루아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돌담과 파티오가 어우러진 레스토랑 테라스에 앉아 느긋한 식사를 즐기다 보면, 뤼베롱만의 미식 철학이 자연스레 체화된다. 이때, 부드럽고도 향긋한 뤼베롱 AOP 와인을 곁들이면 뤼베롱 미식 여행의 퍼즐이 완성된다.
제철 미식의 향연, 바치토
노벨상을 수상한 대작가, 알베르 카뮈가 사랑한 루르마랭(Lourmarin) 마을. 그 초입에는 현지인 인기 맛집 바치토(Bacheto)가 반기고 있다. ‘바치토’는 프로방스 방언으로 ‘한자리에 모여 함께 먹고 마시는 식사’를 의미한다. 이름에 충실한 이곳은 나눔과 공유의 식문화를 담은 타파스형 요리를 제공한다. 메뉴는 올리브 오일, 인근 농장의 채소와 과일 등 지역 식재료를 기반으로 하며, ‘그날의 수확과 어획’에 따라 조리되는 제철 요리가 원칙이다. 바비큐와 스토브에서 조리한 프로방스 전통 요리에 현대적 스타일을 더했다.
외부 테라스 좌석은 올리브나무와 돌벽, 따뜻한 톤의 인테리어를 갖췄으며, 실내 공간은 옛 올리브 오일 밀의 아치를 살린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여행객은 물론 호텔 투숙객, 현지 주민들에게도 무척 인기 있는 식당으로 사전 예약이 권장된다. 식사를 마친 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인증을 받은 루르마랭의 골목골목을 여유롭게 거닐고, 알베르 카뮈가 잠든 묘지를 방문해보는 것도 잊지 말자.
📍Av. Raoul Dautry, 84160 Lourmarin, France
가장 신선한 로컬 농장, 도맨 드 라 코레
뤼베롱에서 나는 가장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맛보고 싶다면? 루르마랭 마을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 도맨 드 라 코레(Domaine de La Corrée)로 향하자. 강아지 니나가 꼬리 치며 손님을 반기는 이곳은 1930년부터 3대에 걸쳐 아봉(Avon) 가문이 운영해 온 가족 농장이다. 카바용 멜론, 무화과, 수박, 토마토 등 다양한 제철 작물을 재배해 직판하며, 일부는 인근 레스토랑과 생산자 마켓에 납품한다. 특히 봄(아스파라거스·딸기), 초여름(체리·멜론), 늦여름~초가을(무화과·토마토·멜론·호박)에 방문하면 지역 가정과 셰프들이 찾는 제철 농산물을 직접 맛볼 수 있다.
도맨 한켠에는 돼지, 닭, 염소 등이 어울려 한적하게 거닐고 있는 동물 농장이 마련되어 있어, 마치 애니메이션 한 장면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에어비앤비로 운영되는 독채도 있어, 목가적인 프로방스 풍경 속 하룻밤 체류도 가능하다.
📍9 route de lauris, 84160 Lourmarin, France
스타 셰프들의 올리브 오일, 라 바스티드 뒤 라발
프로방스 여행의 필수 기념품, 올리브 오일을 사려면 루르마랭 인근의 바스티드 뒤 라발(La Bastide du Laval)은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올리브 재배부터 수확, 압착까지 전 과정을 자체 운영하는 이 유기농 농장은 2009년 이래 파리 농업 박람회 금메달 18개를 포함해 150개 이상의 상을 휩쓸었으며, 프랑스 대통령 주방장과 미슐랭 셰프들이 즐겨 찾는 프리미엄 올리브 오일 생산지로 명성이 높다. 연간 4만 명 이상이 방문해 올리브 오일 제조 과정을 견학하고 시음하며 구매하는 프로방스 대표 올리브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바스티드 라발은 30헥타르 부지에 4,000그루의 올리브 나무를 재배하며, 절반 이상을 유기농으로 경작한다.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철학 덕분에 수확량은 적지만 깊고 풍부한 풍미를 자랑한다. 토스카나에서 들여온 압착기에 물을 첨가하지 않고 추출해, 농밀하고 투명하며 산도가 극도로 낮은 최상급 오일을 생산한다. 인기 제품은 꾸준한 사랑을 받는 클래식 라인 트라디시옹(Tradition)과 쉽틸(Subtile) 외에도 바질, 프로방스 허브, 트러플 향을 더한 올리브 오일도 인기다. 매장에는 올리브 화장품, 라벤더 비누 등 프로방스 감성을 담은 프리미엄 제품들도 갖춰져 있어 기념품 쇼핑에 제격이다.
📍199 Chem. de la Royère, 84160 Cadenet, France
석양과 함께 즐기는 현지인 맛집, 라 트랑케트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꼽힌 고르드(Gordes)에는 주민들이 사랑하는 맛집 라 트랑케트(La Trinquette)가 있다. 뤼베롱 전통 석조 건물에 자리한 이 소규모 비스트로는 1967년 문을 연 이래로 현지 식재료의 신선함을 고스란히 담아낸 제철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다.
뤼베롱 지역의 맛을 더 깊이 있게 느끼고 싶다면 와인을 곁들이자. 라 트랑케트는 뤼베롱, 방투, 코트 뒤 론 등 지역 와인 중심으로 와인 리스트를 구성하고 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노을. 야외 테라스 자리에서 탁트인 전망과 함께 석양을 바라보면 뤼베롱 여행의 기쁨이 배가 된다. 좌석 수가 적으니 사전 예약은 필수다.
📍55 Rue des Tracapelles, Gordes, France
장작불 풍미가 더해진 목가적인 식탁, 라 베르주리
뤼베롱 지역의 아름다운 5성급 호텔 카플롱그(Capelongue)에 위치한 라 베르주리(La Bergerie)는 ‘뤼베롱에 바치는 오마주’를 콘셉트로 하는 화덕·그릴 비스트로다. 나눠 먹는 요리를 중심으로 한 공유 식탁 스타일을 기반으로, 트러플 화덕 피자, 방투산 돼지고기, 시스트롱 양고기 등 지역 식재료를 활용해 장작불 조리 특유의 풍미가 살아있는 요리를 제공한다.
뤼베롱 산맥과 보니유 마을을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는 일몰 타임에 특히 인기며, 실내는 돌벽과 우드를 활용한 따뜻한 인테리어에 오픈 키친 구조다. 디저트 뷔페도 이곳의 인기 코너인데, 버터와 크림이 적게 사용된 가벼운 디저트와 지역산 제철 과일들이 풍성하게 차려진다. 주말에는 라이브 공연도 곁들여져 작은 축제 같은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Chemin des Cabanes, 84480 Bonnieux, France
🛏️ 추천 숙소 - 카플롱그 호텔
카플롱그 호텔은 뤼베롱 언덕과 보니유 마을을 내려다보며 ‘느린 프로방스의 리듬’을 경험할 수 있는 럭셔리 리조트형 숙소다. 석조 건물, 정원, 분수 광장으로 구성된 공간에는 두 개의 야외 수영장과 스파, 피트니스, 산책로, 페탕크 경기장 등이 마련돼 있다.
자연 소재와 소프트 톤 인테리어로 꾸며진 57개의 객실과 스위트는 계절에 따라 풍경을 담아내는 큰 창과 테라스를 갖췄다. 지역 장인들이 제작한 도자기, 가구, 회화, 바구니 등이 호텔 곳곳에 배치되어 건물과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룬다. 루르마랭, 보니유, 고르드 등 뤼베롱 마을 여행을 위한 최적의 베이스 캠프다.
📍Les Claparèdes, 550 Chem. des Cabanes, 84480 Bonnieux, France
By Atout France Corée 프랑스 관광청 한국 사무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