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강과 보클뤼즈, 뤼베롱이 만나는 아비뇽은 프로방스 미식 문화의 교차로이자, 지리적 다양성이 식재료의 풍요로움으로 이어지는 곳이다. 14세기 교황청이 자리하며 유럽 각지의 고급 식자재와 와인이 모이던 역사는 아비뇽의 미식 문화를 풍성하게 발전시켰다. 수제 초콜릿, 로스터리 커피, 과일과 올리브를 증류한 스피릿, 식료품 시장에 이르기까지, 예술적 감각과 전통, 자연이 어우러진 아비뇽의 미식 여행 필수 코스를 만나보자. 또한 2026년 AOC 등극 90주년을 맞이하는 교황을 위한 와인 생산지, 샤토뇌프 뒤 파프도 아비뇽 미식 여행의 완성을 위한 필수 코스다.
아비뇽 미식의 심장부, 레 알 시장
레 알 시장(Les Halles)은 아비뇽의 부엌을 담당하는 미식의 심장부로, 약 40여 개의 상점이 모여 있는 실내 식료품 시장이다. 과일과 채소, 허브와 향신료, 치즈, 샤퀴테리, 해산물, 정육부터 베이커리, 올리브, 타프나드, 와인까지, 프로방스와 보클뤼즈의 테루아를 대표하는 다양한 식재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시장 안에는 즉석에서 굴이나 해산물, 타파스, 간단한 접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카운터와 바가 마련되어 있어, 프로방스 와인을 곁들여 즐길 수 있다. 현지인과 여행자가 뒤섞여 북적이는 이 공간은, 아비뇽의 ‘일상 속 미식’을 가장 생생하게 느끼게 해 준다.
📍18 Pl. Pie, 84000 Avignon, France
아비뇽 대표 수제 초콜릿 하우스, 알린 제앙
알린 제앙이 이끄는 알린 제앙 쇼콜라티에(Aline Géhant Chocolatier)는 ‘간결함 속의 우아함’을 추구하는 아비뇽 대표 수제 초콜릿 하우스다. 파리 살롱 뒤 쇼콜라 ‘영 탤런트’ 상을 수상한 실력자인 알린 제앙은 원료 공급부터 제작 판매까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과의 협업만을 고수한다.
알린 초콜릿의 특징은 화려한 장식보다 초콜릿 본연의 순수한 맛과 질감에 집중하는 미니멀한 접근을 추구한다는 점. 다크 초콜릿을 베이스로 라벤더나 타임, 라즈베리 등 지역산 허브와 과일들을 섬세하게 조합한 초콜릿들이 대표적이다. 아비뇽 다리나 아비뇽 교황청 일러스트가 그려진 특별한 제품들은 아비뇽 기념품 선물로 구입하기에도 제격이다.
📍15 Rue des 3 Faucons, 84000 Avignon, France
프랑스 최고 로스터를 만나다, 카페 오 브레질
아비뇽에서 커피와 티, 향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다면 카페 오 브레질(Cafés au Brésil)로 향하자. 1976년 문을 열어 3대째 이어져오고 있는 이 로스터리는 매장에서 매일 직접 원두를 볶아 싱글 오리진 커피와 다양한 블렌드를 소량 단위로 제공한다.
2012년 프랑스 전국 로스터 대회에서 ‘프랑스 최고 로스터’로 수상한 경력이 있으며, 깊고 풍부한 커피 향과 질을 찾는 로컬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100종 이상의 차와 허브 티, 초콜릿, 향신료, 테이블웨어까지 함께 구비하고 있어, 커피 애호가는 물론 선물과 기념품을 찾는 이에게도 이상적이다.
📍24 rue des Fourbisseurs, 84000 Avignon, France
채식과 미식은 양립 가능하다, 베엔제 레스토랑
채식주의자와 지속 가능한 미식을 지향하는 여행자에게 베엔제 레스토랑(V & G restaurant)은 완벽한 선택이다. ‘Veggie & Gourmand’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채식 요리를 다루지만 채식 메뉴가 단조롭거나 싱겁다는 편견을 깨는 창의적이고 맛 좋은 음식들을 선보인다.
메인 재료는 유기농 또는 로컬 생산자에서 공급받으며, 가능한 한 짧은 유통망을 통해 들어온 재료만을 사용한다. 풍미, 향, 색감 모두를 살린 창의적인 채식 요리는 채식주의자뿐 아니라, 새로운 미식 경험을 원하는 일반 여행자에게도 매력적이다.
📍28 rue de la Bonneterie, 84000, Avignon, France
함께 나누는 프로방스 가정식, 라 타블르 오트
전통적인 공간에서 현지 셰프와 함께하는 특별한 식사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라 미랑드(La Mirande)’호텔 내에 있는 라 타블르 오트(La Table Haute)를 추천한다. 이 공간은 중세 시기의 하녀 구역과 19세기 가정식 주방을 그대로 살린 곳으로 옛 부엌과 구리 냄비, 파이앙스 그릇, 목탄과 장작 화덕 등 전통 도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와인 셀러에서 시작해 아페리티프를 즐긴 후, 메인 저녁 식사로 이어지는 코스 구성이며, 최대 14명이 하나의 커다란 나무 식탁을 공유하고, 셰프가 화덕 위에서 직접 요리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전통 프로방스식 가정식 요리와 계절 채소, 지역 고기와 생선이 중심이 되는 이곳에서 여행자와 현지인이 함께 둘러앉아 식사를 나누며, 잊을 수 없는 여행의 추억을 만들어보자.
📍4 Place de l'Amirande, Hôtel La Mirande, 84000 Avignon, France
프로방스 스피릿, 망갱 디스틸러리
가장 아름다운 아비뇽 뷰를 선사하는 바르텔라스 섬에는 망갱 디스틸러리(Manguin Distillerie)가 기다리고 있다. 이 증류소는 지역 과수원에서 자란 과일과 올리브, 허브 등을 사용해 오드비, 리큐르, 올리브 진, 올리브 보드카, 보드카 등 다양한 스피릿을 만든다. 과일 향과 섬의 테루아가 섬세하게 녹아든 스피릿은, 단순한 술이 아니라 ‘프로방스의 향’을 마시는 경험이다.
증류소 투어에 참여하면 증류소가 만들어지는 공간과 과정을 살펴보고 대표 스피릿을 시음할 수 있다. 배와 럼을 블렌딩한 ‘Poire Manguin’과 프로방스산 올리브를 활용한 올리브 스피릿은 하우스의 대표 라인업이다.
📍784 chemin des poiriers, 84000 Avignon, France
테루아와 자연을 담은 와인, 샤토 드 라 가르딘
아비뇽까지 왔다면 프랑스 최초의 공식 와인 AOC 인가를 받은 유서 깊은 와인 산지, 샤토뇌프 뒤 파프(Châteauneuf-du-Pape) 방문을 빼놓을 수 없다. 방문 가능한 와이너리만 200곳이 넘지만, 그중에서도 와인 관광을 즐기기 좋은 장소로 샤토 드 라 가르딘(Château de la Gardine)이 있다. 브뤼넬 가문이 4세대에 걸쳐 운영하는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 도착하자마자 숨이 멎을 듯한 와이너리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론강을 굽어보는 포도밭과 넓은 숲, 석회암, 모래, 둥근 자갈로 덮인 토양, 미스트랄 바람, 햇빛 등 이 지역 특유의 테루아가 만들어 내는 기후와 토양 조건은 와인의 깊이와 품질을 보장한다. 포도밭 관리와 양조 과정에서 인간의 불필요한 개입을 최소화하며 자연과 생태계의 보전을 중시하는 것도 샤토 드 라 가르딘만의 철학이다. 포도밭과 와인 셀러를 둘러본 후, 곡선형의 시그니처 와인병에 담긴 역사적인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해보자. 추천 와인은 최상급 포도이 수확된 해에만 수작업으로 한정 생산하는 ‘리모르뗄(L’Immortelle)’이다.
📍Route de Roquemaure, 84230 Châteauneuf-du-Pape, France
교황의 유산을 품은 상징적인 와이너리, 로라뚜아르 데 파프
19세기부터 이어져 온 로라뚜아르 데 파프(Domaine l’Oratoire des Papes)는 샤토뇌프뒤파프 지역의 명성 높은 와이너리다. 와이너리의 이름인 ‘오라투아르’는 예배당이라는 뜻의 불어로, 포도밭에 위치한 작은 예배당에서 비롯됐다. 로라뚜아르 데 파프의 명성을 논하며 아르데코 스타일의 와인 라벨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예배당, 교황의 엠블럼 등, 와이너리의 정체성이 새겨진 이 라벨은 수많은 와인 애호가들과 수집가들이 찾는 독보적인 시그니처 디자인이 되었다.
와이너리의 양조 및 숙성 공간을 직접 탐방하고, 역사적인 공간에서 와인 테이스팅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2인부터 진행 가능하며 와인 두 잔 시음을 포함한 1시간 30분짜리 투어가 150유로부터 준비되어 있다. 특별한 프라이빗 미식 프로그램도 있다. 다비드 로카모라(David Rocamora) 셰프가 참가자 눈 앞에서 준비하는 와인 페어링 식사, 셰프와 함께 만드는 프로방스 음식 쿠킹 클래스 등은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모두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 후 진행할 수 있다.
📍10 Av. Louis Pasteur, 84230 Châteauneuf-du-Pape, France
🛏️ 추천 숙소 - 머큐어 퐁 다비뇽 호텔
아비뇽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4성급 호텔 머큐어 퐁 다비뇽(Mercure Pont d’Avignon). 총 88개의 객실 중 일부는 도시나 중정, 또는 교황청 전망을 제공하며, 방음 설계 덕분에 도심 한가운데에서도 조용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교황청, 다리, 미술관, 광장 등이 도보 수분 거리여서 차량 없이도 도시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Palais des Papes, 2, Rue Ferruce, Gps Parking: Parking, Bd de la Ligne, 84000 Avignon, France
아비뇽 미식 여행 꿀팁 : Avignon Gourmet Tours
아비뇽 미식 여행이 처음이라면, ‘아비뇽 고메 투어 Avignon Gourmet Tours’의 가이드 투어를 추천한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이 투어는 아비뇽 구시가지, 레 알 마켓, 장인 상점들을 도보로 둘러보며, 크루아상, 초콜릿, 치즈, 타르트, 와인 등 다양한 미식 시음을 포함한다. 일부 일정에는 오후에 샤토뇌프 뒤 파프 와이너리 방문이 포함되어 ‘푸드 & 와인 데이 투어’를 즐길 수도 있다. 현지 전문 가이드 줄리앙이 직접 들려주는 지역의 식문화와 숨은 이야기들을 알아보고, 로컬 상점 주인들과 장인들을 직접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놓치지 말자.
By Atout France Corée 프랑스 관광청 한국 사무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