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관광청이 알려주는 엑상프로방스 미식 여행 필수 코스

여행 아이디어

프로방스 (마르세유, 아비뇽, 엑상프로방스...)미식 & 와인

Seonju PARK
© Seonju PARK

소요 시간: 0 분게시일: 12 12월 2025

세잔의 흔적이 가득 담긴 예술의 도시 엑상프로방스는 우아한 고전미와 풍요로운 미식 문화가 만나는 곳이다. 도심 곳곳에서 열리는 프로방스식 시장과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들이 도시에 활기를 더하고, 수백 년 이어진 칼리송의 전통과 부드럽게 퍼지는 마들렌의 향, 일상 속 예술을 담아내는 복합문화공간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18세기 건물 사이로 햇살이 스며든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엑상프로방스가 왜 오래전부터 예술가와 미식가 모두에게 영감을 준 도시인지 저절로 느껴진다. 이 매력적인 도시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미식·문화 코스를 따라가 보자.

엑상프로방스 마들렌 명가, 크리스토프 마들렌

Metizen - 크리스토프 마들렌
© Metizen - 크리스토프 마들렌

엑상프로방스 구시가지에서 길게 늘어선 줄을 보았다면 십중팔구 크리스토프 마들렌(Madeleines de Christophe)일 것이다. 2006년 오픈한 이 작은 상점은 미슐랭 레스토랑 파티시에 출신 크리스토프 몽트랭(Christophe Monterin)이 매일 전통 방식으로 구워낸 수제 마들렌을 선보이는 엑상프로방스의 명물이다.

Metizen - 크리스토프 마들렌
© Metizen - 크리스토프 마들렌

플레인부터 레몬, 오렌지, 아몬드, 초콜릿, 럼, 바닐라까지 다양한 맛을 갖추었는데, 모든 마들렌은 프로방스 현지 농가에서 공급받은 재료로 수작업으로 직접 생산한다. 간단한 레시피와 정직한 맛, 뛰어난 기술력이 어우러져 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한 향을 자랑하며, 여행자와 지역 주민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 여행 중 달콤한 휴식이 필요할 때 반드시 들러보자.

📍 4 rue Gaston de Saporta, Aix-en-Provence, France 13100

크리스토프 마들렌 인스타그램

프로방스식 삶의 예술을 맛보다, 리셸름 광장 시장

리셸름 광장 시장
© Seonju PARK - 리셸름 광장 시장

엑상프로방스를 여행한다면 장터의 풍경을 놓쳐서는 안 된다. 도심 곳곳에서 열리는 전통 시장으로 유명한 이 도시에서도, 프로방스 특산 식자재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단연 리셸름 광장(Place Richelme)을 찾아가야 한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 밀도만큼은 어느 시장 못지않다. 매일 아침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광장은 인근 농가에서 가져온 싱싱한 채소와 과일, 향긋한 허브로 가득 찬다. 좌판마다 쌓인 토마토와 가지, 올리브와 라벤더 다발 사이로 상인들의 구수한 프로방스 사투리가 오간다. 이곳은 단순한 먹거리 시장이 아니라, 엑상프로방스가 자랑하는 '삶의 예술(l'art de vivre)'이 일상 속에서 피어나는 현장이다.

리셸름 광장 시장
© Metizen - 리셸름 광장 시장

광장을 둘러싼 고전주의 양식의 건물들과 아케이드 아래 자리한 카페들은 시장의 배경이자 쉼터가 되어준다. 장을 본 뒤 카페 테라스에 앉아 에스프레소 한 잔을 음미하며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 도시의 리듬에 동화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에는 시장이 인근 골목까지 확장되며 더욱 북적인다. 전통과 공동체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이곳은, 지역 주민들의 일상이자 여행자들이 프로방스의 진짜 얼굴을 마주하는 특별한 순간이다.

📍Pl. Richelme, Aix-en-Provence, France 13100

165년 전통의 제과점, 메종 베샤르

Metizen - 메종 베샤르
© Metizen - 메종 베샤르

1870년, 엑상프로방스의 중심, 미라보 거리에 작은 제과점 하나가 문을 열었다. 메종 베샤르(Maison Béchard)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곳은 이후 165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지역의 상징이 되었다. 현재는 가문의 5대손인 마르고(Margaux)가 대를 이어 가업을 꾸리고 있다.

Metizen - 메종 베샤르
© Metizen - 메종 베샤르

이곳의 비밀은 오직 가족만 아는 레시피에 있다. 대대로 구전으로만 전해지는 제법은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으며, 매장 안쪽 아틀리에에서 장인 파티시에들이 매일 아침 손으로 빚어낸다. 재료 선별부터 완성까지 타협 없는 기준을 유지하며, 그 덕분에 165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는 맛을 자랑한다. 대표 제품인 칼리송과 슈가 브리오슈 이외에도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과 디저트 종류들이 먹음직스럽게 진열되어 있어,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공간이다. 

📍 12 Cours Mirabeau, Aix-en-Provence, France 13100

메종 베샤르 홈페이지

예술과 함께하는 고즈넉한 휴식, 코몽 아트센터

OffgStudio, Eunju KIM - 코몽 아트센터
© OffgStudio, Eunju KIM - 코몽 아트센터

구시가지 한복판에 자리한 코몽 아트센터(Hôtel de Caumont)는 18세기 귀족의 삶을 고스란히 간직한 미술관이다. 복원된 저택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며, 매년 두 차례 선보이는 기획전은 엑상프로방스 문화계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2층 전시실에서는 현재 '컬렉터의 시선들(Regards d'un collectionneur)' 전이 열리고 있다. 마네와 카유보트 등 19~20세기 거장들의 작품이 귀족 저택의 우아한 공간과 만나 묘한 시간 여행을 선사한다.

OffgStudio, Eunju KIM - 코몽 아트센터
© OffgStudio, Eunju KIM - 코몽 아트센터

예술 감상 후엔 1층 카페 코몽(Café Caumont)에서의 맛있는 휴식이 기다린다. 18세기 살롱을 재현한 실내는 샹들리에와 화려한 벽 장식으로 베르사유를 옮겨놓은 듯하다. 실내와 이어지는 테라스로 나가면 카페의 하이라이트인 프랑스식 정원이 펼쳐진다. 분수 소리를 배경 삼아 즐기는 점심 식사 또는 티타임은 봄부터 가을까지 예약 전쟁을 불사할 만한 가치가 있다. 전시 관람 없이 카페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여행자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 3 Rue Joseph Cabassol, Aix-en-Provence, France 13100

코몽 아트센터 홈페이지

왕비의 미소를 담은 디저트, 로이 르네 엑상프로방스

로이 르네 엑상프로방스 시내 부티크
© Seonju PARK - 로이 르네 엑상프로방스 시내 부티크

엑상프로방스를 대표하는 디저트를 꼽으라면 단연 '칼리송'이다. 아몬드와 절인 멜론, 오렌지 껍질을 갈아 만든 반죽에 설탕 아이싱을 입힌 마름모 모양의 이 과자는 15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로맨틱한 기원을 품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프로방스 백작 르네 왕이 좀처럼 웃지 않던 왕비를 위해 궁정 제과사에게 특별한 디저트를 주문했고, 칼리송을 맛본 왕비가 환하게 미소 지었다고 한다. 부드러운 마름모 형태는 바로 그 미소를 본떠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로이 르네 칼리송
© Pascale Béroujon - 로이 르네 칼리송

로이 르네 엑상프로방스(Roy René Aix-en-Provence)는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3대에 걸쳐 동일한 방식으로 칼리송을 만들어온 장인의 집이다. '살아있는 문화유산 기업'으로 프랑스 정부의 인증을 받은 로이 르네는 시내 부티크와 시내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공장 겸 뮤지엄을 운영한다. 시내 중심에 위치한 부티크에서는 프로방스의 정취를 담은 다양한 틴케이스 제품과 함께 칼리송을 구매할 수 있으며, 누가와 캔디드 푸르트 등 프로방스 전통 디저트도 만나볼 수 있다. 공장 뮤지엄에 방문하면 칼리송 제조 과정을 직접 보고 시식도 하며, 프로방스의 오랜 디저트 전통을 보다 깊이 있게 알아볼 수 있다.

📍 5380 route d'avignon, Aix-en-Provence, France 13089

로이 르네 엑상프로방스 홈페이지

골목 안 숨은 치즈 성지, 라 프로마주리 뒤 파사주

Metizen - 라 프로마주리 뒤 파사주
© Metizen - 라 프로마주리 뒤 파사주

미라보 대로의 번화함과 구시가지의 고즈넉함 사이, 좁은 통로 하나가 두 세계를 이어준다. 파사주 아가르(Passage Agard)라는 이름의 이 비밀스러운 통로를 걷다 보면, 치즈 향이 코끝을 스치는 매장이 눈에 띄는데 바로 라 프로마주리 뒤 파사주(La Fromagerie du Passage)다. 프랑스 최고 장인(MOF) 타이틀을 보유한 프랑스 치즈 숙성 장인 에르베 몽스(Hervé Mons)와 손잡고 문을 연 곳으로 프랑스 전역에서 엄선한 치즈를 최적의 상태로 숙성시켜 선보이는 특별한 미식 공간이다. 

이곳의 구조는 독특하다. 1층은 치즈와 와인, 에피스리 제품을 판매하는 부티크이자 하이테이블이 놓인 테라스로, 가볍게 한잔하기 좋다. 2층에는 제대로 된 실내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3층 루프톱 테라스는 사계절 내내 운영되며 특히 여름이면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Seonju PARK - 라 프로마주리 뒤 파사주
© Seonju PARK - 라 프로마주리 뒤 파사주

메뉴는 치즈가 주인공이다. 지역과 스타일별로 큐레이션된 치즈 플래터는 프랑스 치즈 지형을 한 접시에 담아낸다. 샤퀴트리 보드, 라클렛, 퐁뒤는 물론이고 치즈 버거까지, 치즈를 먹는 모든 방식을 여기서 경험할 수 있다. 샐러드, 타르트, 파스타도 당연히 치즈가 중심이며, 시장에서 공수한 재료로 만드는 '오늘의 메뉴'는 계절마다 새롭게 바뀐다. 와인 페어링에 공을 들인 메뉴 구성은, 치즈와 와인이라는 프랑스 미식의 황금 조합을 제대로 음미하게 만든다. 엑상프로방스에서 진짜 치즈를 만나고 싶다면, 이 골목 안 작은 성지를 놓치지 말자.

📍 55 cours Mirabeau, Aix-en-Provence, France 13100

라 프로마주리 뒤 파사주 홈페이지

와인과 예술, 건축의 삼위일체, 샤토 라 코스트

샤토 라 코스트 - 안도 타다오
© Metizen - 샤토 라 코스트 - 안도 타다오

2002년, 한 아일랜드 기업가가 엑상프로방스 인근의 샤토 라 코스트(Château La Coste)를 인수했을 때, 그의 비전은 단순한 와이너리 그 이상이었다. 예술과 건축, 자연이 하나의 호흡으로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꿈이었다.

총 220헥타르에 달하는 포도밭을 세심하게 가꾸기 위해, 오너는 2006년 유명 와인메이커 마티외 코스(Mathieu Cosse)를 영입했다. 그의 손끝에서 샤토 라 코스트의 와인은 한 단계 더 진화했고, 2009년에는 '유기농 인증'을 획득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 설계의 와인 셀러는 유리와 강철이 어우러진 투명한 구조로, 자연광과 바람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와인에 프로방스의 풍미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현재 연간 80만 병 이상이 생산되며, 로제 45%, 레드 35%, 화이트 20%의 비율로 레드, 화이트, 로제 와인은 물론 샴페인 로제까지 다채로운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샤토 라 코스트를 방문하는 누구나 와인 시음과 구매가 가능하다.  

Seonju PARK - 샤토 라 코스트
© Seonju PARK - 샤토 라 코스트

샤토 라 코스트를 '야외 미술관'이라 부르는 이유는 명확하다. 포도밭 사이사이, 숲길 곳곳에 안도 타다오, 프랭크 게리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 60여 점이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점은 각 아티스트가 직접 작품의 위치를 선택했다는 것. 장소와 작품이 유기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듯한 배치가 인상적이다. 도메인 내에는 2개의 호텔과 6개의 개성 있는 레스토랑이 자리해, 방문객들은 취향에 맞는 미식 경험을 선택할 수 있다. 와인 한 잔과 함께 프로방스의 햇살 아래에서 즐기는 식사는, 샤토 라 코스트 여행의 완벽한 마침표가 되어준다.

📍 2750 route de la cride, Le Puy-Sainte-Réparade 13610

샤토 라 코스트 홈페이지

샤토 라 코스트 - 프랭크 게리
© Vincent Agnes - 샤토 라 코스트 - 프랭크 게리

🛏️ 추천 숙소 : 오베르주 라 코스트

오베르주 라 코스트
© Richard Haughton4 - 오베르주 라 코스트

2024년 3월, 샤토 라 코스트 부지 내에 새롭게 문을 연 호텔 '오베르주 라 코스트(Auberge La Coste)'는 작은 프로방스 마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연한 오크르와 로즈빛 크림 톤의 파사드, 손으로 다듬은 프랑스산 천연석, 전통 자갈길, 그리고 단조 조명까지 더해져 고요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포도밭 전망의 테라스를 갖춘 방은 꿈꾸던 프로방스의 하룻밤을 완성해준다.

Metizen - 오베르주 라 코스트
© Metizen - 오베르주 라 코스트

호텔 1층에 자리한 르 바 드 로베르주(Le Bar de l'Auberge)는 러스틱한 나무 인테리어가 빚어내는 고풍스럽고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프로방스의 전통 술 파스티스나 위스키, 맥주 한 잔을 음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지역산 재료를 활용해 만든 메뉴를 점심이나 저녁 식사로 즐길 수 있어, 예술 탐방 후 느긋한 휴식을 취하기에 완벽한 장소다.

📍 2750 Route de La Cride, Le Puy-Sainte-Réparade 13610

르 바 드 로베르주 홈페이지

Seonju PARK - 르 바 드 로베르주
© Seonju PARK - 르 바 드 로베르주

엑상프로방스 미식 여행 꿀팁, 가이드와 함께하는 도보 미식 투어

알 라 프랑세즈(À la Française)와 함께 엑상프로방스를 현지인처럼 즐기는 로컬 푸드 워킹 투어를 떠나보자. 전문 가이드와 함께 아름다운 건축물이 늘어선 골목길을 거닐며 지역 특산물을 맛보고, 도시의 대표 명소들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든, 미식가든, 혹은 단순히 도시를 깊이 있게 알고 싶은 이들이든, 풍부한 이야기와 맛있는 시식이 기다리고 있다. 가이드 투어는 영어 또는 프랑스어로 진행 가능하다. 

📍 300 Av. Giuseppe Verdi, Aix-en-Provence, France 13100

엑상프로방스 도보 미식 투어 홈페이지

By Atout France Corée 프랑스 관광청 한국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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