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드 렌에 관한 다섯 가지 흥미로운 사실

브르타뉴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일에빌렌 주의 주도인 렌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도시이고, 프랑스 프로축구리그 리그앙에서도 주요한 연고지다. 렌을 연고로한 스타드 렌은 한국 선수와도 종종 연결되던 팀으로 유명하다. 스타드 렌은 ‘2023-24 프랑스 리그앙’ 22라운드 현재 7위를 달리는 강팀이기도 하고, 깨알 같은 이야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브르타뉴의 자존심 스타드 렌으로 가는 길은 지루하지 않다.

홈 600승에 빛나는 양반

스타드 렌(Stade Rennais)은 1901년 창단했다. 상징색은 검은색과 붉은색으로 별명도 적과 흑, 우리 표현으로 빨검(Les Rouge et Noirs)이다. 리그앙 우승은 없지만 프랑스컵은 3회 차지했다. 성적으로 보면 명문이라고 부르긴 어렵지만, 엄연한 리그앙 강호이다. 스타드 렌은 탄탄한 유스 시스템을 바탕으로 많은 선수를 길러냈고, 투자 대비 고효율을 내는 팀이다. 최근에는 리그앙 기준으로 홈에서 600승을 기록했다. 이 기록을 가지고 있는 팀은 스타드 렌을 포함해 총 아홉 팀밖에 없다.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 지롱댕 드 보르도, 생테티엔, AS모나코, 올랭피크 리옹, OSC릴, OGC니스, FC소쇼. 스타드 렌이 파리 생제르맹보다 빠르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재벌 아르테미스 그룹이 보유한 ‘가성비’ 구단

프랑스에서 LVMH(루이뷔통모에샹동)와 함께 가장 큰 ‘재벌’로 꼽히는 케링 그룹의 지주 회사 아르테미스 그룹(Group Artémis)은 1998년 스타드 렌을 인수했다. 창업주인 프랑수아 피노(현 회장은 아들인 프랑수아-앙리 피노)는 브르타뉴 지역에서 태어난 입지전적인 기업인이고, 목재상부터 시작해 큰 기업을 일군 뒤 고향팀인 스타드 렌을 인수했다. 아르테미스 그룹은 엄청난 자본과 매출을 지닌 기업이지만, 스타드 렌을 강하게 키운다. 프랑수아 피노 창업주는 스타드 렌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는 대신 1980년대부터 이어져온 구단의 방향성을 지지했다. 지역과 함께 자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지역의 어린 선수를 키워내는 유스 시스템에 투자했다.

최고 유스 시스템, 뎀벨레와 카마빙가를 키우다

아르테미스 그룹은 스타드 렌을 인수한 뒤 유스 시스템을 더 강화하기로 결정한다. 구단이 직접 키워낸 선수로 프로팀 50%를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우며 구단 예산에 10%를 유스 시스템에 투자했다. 스타드 렌은 이런 투자로 수 차례(2006, 2007, 2008, 2010, 2011) 프랑스축구협회가 선정한 최고의 유스 시스템을 지닌 구단이 됐다. 최근에 스타드렌이 육성한 선수 두 명은 전 세계적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FC바르셀로나를 거쳐 현재 파리 생제르맹에서 활약하는 우스만 뎀벨레는 렌 유니폼을 입고 만 18세로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도르트문트를 거쳐 바르셀로나로 갈 때 이적료가 1억 500만 유로(약 1400억 원)이나 됐다. 만 17세 11개월에 프랑스 대표팀에서 골을 넣은 에두아르도 카마빙가도 메이드 인 스타드 렌이다. 그는 2021년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브르타뉴의 자존심

브르타뉴 지역은 특별하고 자존심이 세다. 939년부터 1547년까지 브르타뉴 공국이었다. 이 시기에는 프랑스와 긴장 관계였다. 공국은 프랑수아 2세가 죽고 딸인 안느가 공국을 이어 받았는데, 프랑스왕 샤를 8세가 거의 강제로 안느와 결혼하면서 브르타뉴 공작 작위를 얻으며 브르타뉴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프랑스의 힘에 굴복했으나 자존심은 지켰다. 브르타뉴 지역에 가면 도로 표지판을 비롯한 간판에 브르타뉴어가 병기돼 있다. 렌 도시의 깃발과 시 문장은 물론이고 시내 곳곳에 화살표처럼 보이는 기호가 있는데, 이건 브르타뉴 지역에서 서식하는 북방족제비 에르민이다. 렌 홈 경기장 이름은 로아존 파크인데, 이 로아존(Roazhon)은 렌의 브르타뉴어 이름이다. 브르타뉴 사람들을 프랑스어로 브르통(les Bretons)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켈트족 후예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산다.

이번 겨울엔 최강자

스타드 렌은 2023년과 2024년에 걸친 겨울에 매우 강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20일 이후로 치른 6경기를 모두 잡으며 승점 18점을 쓸어 담았다. 리그앙 1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좋은 흐름을 보였다. 1위를 달리는 파리 생제르맹도 5승 1무를 기록하며 승점 16점을 얻었고, 리옹과 브레스트도 12점에 그쳤다. 경기 내용도 좋다. 14골로 파리 생제르맹과 최다 득점 타이를 이뤘고, 실점 면에서도 5골만 내주며 파리 생제르맹과 함께 최소 실점 2위다. 1위는 3골만 내준 브레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