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옹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 TOP8

어머니들의 ‘손맛’과 전설적인 셰프 폴 보퀴즈Paul Bocuse로 명맥을 이어온 리옹의 음식은 부르주아적 상류층 전통과 서민적 문화를 모두 포용하는 다채로움을 자랑한다. 리옹 음식의 유구한 역사는, 오늘날 리옹에서만 만날 수 있는 ‘부숑bouchon’과 리옹의 요와 디저트를 제공하는 고급 레스토랑으로 발전했다.

뷔뉴 bugne

프랑스에서는 사순절을 시작하기 전날 바삭바삭하고 노르스름한 미니 도넛 ‘뷔뉴’를 먹는 풍습이 있다. 리옹의 대표적 디저트 중 하나인 이 뷔뉴는 밀가루, 달걀, 버터, 설탕과 아로마(보통 오렌지 블로섬)를 넣어 만든다. 16세기 이탈리아 상인들이 뷔뉴를 소개한 것을 계기로 이 전통이 시작되었다. 뷔뉴라는 이름은 리옹에서 도넛을 일컫는 단어인 ‘뷔니 bugni’에서 기원했다.

프랄린 로즈 praline rose

다이어터들은 주의하자. 이것을 한 번 맛보면, 결코 손을 멈출 수 없다. 19세기에 처음 발명된 리옹의 특색 디저트 ‘로즈 프랄린’은 아몬드 또는 헤이즐넛에 카라멜화 된 분홍색 설탕을 입혀 만든다. 바삭한 식감과 그 맛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사탕처럼 즐기는 이 디저트는 생 주니Saint-Genix라고 불리는 로즈 프랄린 브리오슈로 유명세를 얻었다.

생 마르슬랭 Saint-Marcellin

리옹 미식의 끝판왕, ‘생 마르슬랭’은 소젖으로 만든 부드럽고 크리미한 치즈다. 다양한 숙성 단계에서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것이 이 치즈의 특징이다. 치즈 플레이트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종류이지만, 소스를 만드는 데에도 종종 사용된다. 리옹 근방에 있는 마을에서 치즈의 이름을 따왔다.

세르벨 드 카뉘 cervelle de canut

클라크레claqueret라고도 불리는 세르벨 드 카뉘는 리옹을 대표하는 치즈 스프레드다. 식욕을 돋우기 위한 아페리티프, 또는 식전 음식으로 먹을 수 있다. 흰 치즈에 생크림, 화이트 와인, 와인 식초를 섞고, 올리브 오일, 마늘, 실파, 파슬리와 잘게 자른 에샬롯 양파를 넣어 만든다. 진정한 리옹 음식 애호가들은 이 치즈 스프레드를 감자, 샐러드 및 작은 토스트와 함께 즐긴다. 치즈 이름에 들어가는 ‘카뉘’는 리옹의 견직물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을 뜻하는 단어다.

크넬 quenelle

리옹 요리의 대표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크넬’은 밀가루, 빵가루 또는 슈 반죽으로 넓적한 만두 형태를 빚어 만든다. 크넬을 이용한 유명한 요리에는 낭투아Nantua 소스, 가재를 넣고 버터로 양념한 강꼬치고기 크넬les quenelles au brochet이 있다. 크넬은 가금류, 송아지 또는 버섯과 함께 요리할 수도 있고, 아무것도 넣지 않고 반죽만을 익혀 베샤멜 소스에 찍어 먹어도 일품이다. 리옹의 크넬은 이 지역의 파티셰 샤를 모라퇴르Charles Morateur에 의해 1830년도에 개발되었다. 그는 식재료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 손 강에서 많이 잡히는 강꼬치고기의 살과 슈 반죽을 이용한 요리를 선보였다고 한다.

소시송 브리오셰 saucisson brioché

‘소시송 브리오셰’는 리옹을 상징하는 대표적 음식 중 하나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주말 피크닉에 빠질 수 없는 이 리옹의 소시지는 연말이 되면 피스타치오와 블랙 트러플이 가미되어 한층 더 풍부한 향을 뿜어낸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소시지를 부드러운 브리오슈 반죽에 넣고 오븐에 넣어 구우면 된다. 잘 구워진 소시지 브리오셰를 썰어서 전채요리로 내놓거나, 샐러드와 함께 맛있는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식혀서 먹어도 맛있지만, 오븐에서 갓 나온 따끈따끈한 브리오셰를 맛보면 더욱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다.

로제트 드 리옹 rosette de Lyon

농부들이 만들어낸 이 거대한 소시송(말린 소시지)은 오늘날 전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다. 로제트 드 리옹은 돼지고기, 피하지방, 향신료와 마늘만을 이용해서 만든다. 소시송에 빵, 치즈를 곁들여 먹으면 궁극의 하모니를 느낄 수 있다.

타블리에 드 사푀르 tablier de sapeur

내장과 뒷고기는 이 지역의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식재료다. 그 대표적인 요리가 화이트 와인에 담근 소의 위막을 육수에 넣고 익힌 후, 빵가루를 묻혀 팬에 구워서 만드는 ‘타블리에 드 사푀르’다. 이 요리의 이름은 나폴레옹 3세 치하에서 전투공병(sapeur) 출신으로 리옹의 육군 원수를 지낸 카스텔란Castellane 총사령관에서 유래한다. 늘상 고된 작업을 해야만 했던 전투공병들은 군복을 보호하기 위해 가죽으로 된 앞치마(tablier)를 걸쳤다고 한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이 요리는 ‘전투공병의 앞치마(tablier de sapeur)’라고 불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