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들여다보고 싶은 남프랑스 여행기 1편 - 액상프로방스부터 아비뇽까지, 도시마다 다른 프랑스의 멋

흔히 ‘남프랑스’로 통칭하는 ‘프로방스 알프 코트다쥐르(Provence-Alpes-Côte d’Azur)’로 떠난다. 뜨거운 태양과 푸른 하늘, 이국적인 분위기 덕에 유럽인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여름 휴양지로 꼽힌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약 1시간 반이면 프랑스 제3의 도시이자 남프랑스의 중심 마르세유 공항에 닿는다. 이른 아침임에도 한국과 사뭇 다른 강렬한 햇빛에 눈이 부셨다. 남프랑스를 여행한다면 모자와 선글라스·선크림을 잊지 말아야 한다.

걸어서 보는 프로방스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는 프로방스 지방 중에서도 특유의 라이프스타일이 도드라지는 도시다. 노란 건물과 푸른 하늘의 대비가 특히 아름다워 홀린 듯 카메라를 꺼내 들게 된다. 대부분 17~18세기에 지어진 이 건물들은 엑상프로방스 인근의 채석장인 비베무스의 바위로 지어진 덕에 비슷한 노란빛을 띤다.
4세기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이전의 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천천히 거닐며 역사와 현대가 만난 오래된 건축물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도심 곳곳에 숨어 있는 분수도 놓치지 말자. ‘Aix’는 라틴어로 물을 뜻하는데, 도시 이름에 걸맞게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1000여 개의 분수를 찾아볼 수 있다.

중세 역사를 간직한 아비뇽

‘교황의 도시’로 불리는 ‘아비뇽(Avignon)’은 중세 역사와 과거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높은 성벽 안의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순간 중세 시대로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에 휩싸이게 된다. 로마 교황청을 남프랑스 아비뇽으로 이전한 ‘아비뇽 유수’로 유명한데, 1309~1377년까지 약 70년 동안 총 7대의 교황들이 아비뇽에서 머물렀다.
바티칸만 못한 자신들의 위치에 자존심이 상했을 법도 한데, 이들은 여전히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고 싶어 했다. 건물의 끝과 끝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웅장하게 지은 아비뇽 교황청의 자태가 이를 말해준다.

극장으로 변하는 아비뇽

아비뇽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아비뇽 페스티벌(Festival D’Avignon)‘. 1947년 교황청 안에서 펼쳐진 연극이 시초가 돼 영화·뮤지컬·춤 등을 아우르는 종합예술 축제로 발전했다. 페스티벌 기간 교황청 안뜰에는 1947개의 좌석이 설치되는데, 이는 페스티벌이 처음 개최된 해인 1947년을 의미한다.
인구가 10만 명도 되지 않아 비교적 한적한 도시지만 축제가 열리는 매년 7월에는 도심 전체가 하나의 극장이 된다. 화려하게 단장한 건물들과 활기 넘치는 광장, 북적이는 관광객 덕에 불볕더위도 잠시 잊게 되는 순간이다.

춤이 가득한 아비뇽

“아비뇽 다리 위에서 다 같이 춤추자∼ 동그라미 그리며.”
아비뇽 시청사가 자리한 메인 광장이자 도심의 중심인 오를로주 광장을 지나면 ‘아비뇽 다리 위에서’라는 민요로 널리 알려진 아비뇽 다리를 만날 수 있다.
론강 위에 지어진 이 다리에는 12세기 무렵 양치기 소년 베네제가 신의 계시를 듣고 만들었다는 전설이 내려와 ‘성 베네제교’라 불리기도 한다. 로세 데 돔 전망대에 오르면 아비뇽 다리를 비롯해 인근 소도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프라이빗 스테이, 럭셔리의 정점인 남프랑스

여름 휴가지로 이름난 지방답게 남프랑스에는 럭셔리 숙소가 즐비하다. 엑상프로방스에 위치한 ‘빌라 갈리치 – 를레 & 샤토(Villa Gallici - Relais & Châteaux)’는 17개 객실과 6개의 스위트룸을 구비한 5성급 호텔이다. 배우 조지 클루니가 여름휴가를 보낸 장소로도 유명하다. 프로방스 지역의 최고급 와인을 보유한 와인 셀러와 현지 식재료로 만든 신선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을 갖췄다.

아비뇽 교황청의 중세적 매력을 즐기기 좋은 ‘라 미랑드 호텔(La Mirande Hôtel)’. 교황청 동쪽 벽과 가까이 위치해 어느 객실에서든 환상적인 교황청 뷰를 감상할 수 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꾸며진 객실과 욕실의 카라라 대리석, 벽을 수놓은 각종 예술 작품까지 신경 쓴 세심함에 귀한 손님으로 대접받는 느낌이 충만해진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애프터눈 티룸, 소규모 다이닝룸 등 숙박객을 위한 다양한 시설도 갖췄다.

아비뇽 교황청의 중세적 매력을 즐기기 좋은 ‘라 미랑드 호텔(La Mirande Hôtel)’. 교황청 동쪽 벽과 가까이 위치해 어느 객실에서든 환상적인 교황청 뷰를 감상할 수 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꾸며진 객실과 욕실의 카라라 대리석, 벽을 수놓은 각종 예술 작품까지 신경 쓴 세심함에 귀한 손님으로 대접받는 느낌이 충만해진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애프터눈 티룸, 소규모 다이닝룸 등 숙박객을 위한 다양한 시설도 갖췄다.

‘를레 & 샤토(Relais & Château)’란?

호텔에 주어지는 최고의 명예로, ‘호텔계의 미슐랭’이라 불리기도 한다. 300가지가 넘는 까다로운 기준과 심사를 통과해야 하며, 현재 68개국, 600여개 호텔이 를레 & 샤토 타이틀을 달고 있다.

복합문화공간, 예술로 물든 남프랑스

복합문화공간이 핫한 건 한국이나 프랑스나 마찬가지다. 18세기에 지어진 옛 저택을 아트센터로 활용하고 있는 ‘코몽 아트센터(Caumont Centre d’Art)‘는 프랑스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공간이다. 엑상프로방스에서 나고 자란 프랑스 화가 폴 세잔의 생애를 엿볼 수 있는 소극장을 운영하며, 상설 전시를 비롯해 기획전·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예술전이 열린다.

복합문화공간, 예술로 물든 남프랑스

복합문화공간이 핫한 건 한국이나 프랑스나 마찬가지다. 18세기에 지어진 옛 저택을 아트센터로 활용하고 있는 ‘코몽 아트센터(Caumont Centre d’Art)‘는 프랑스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공간이다. 엑상프로방스에서 나고 자란 프랑스 화가 폴 세잔의 생애를 엿볼 수 있는 소극장을 운영하며, 상설 전시를 비롯해 기획전·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예술전이 열린다.

새로운 공간은 새로운 경험이 되고,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준다. 레 보 드 프로방스(Les Baux-de-Provence)의 옛 채석장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공연장 ‘빛의 채석장(Carrières de Lumières)’이 그러했다. 빛의 채석장을 찾았을 때는 <네덜란드 거장들: 베르메르에서 반 고흐까지 “From Vermeer to Van Gogh : The Dutch Masters”>와 <색채의 건축가, 몬드리안> 전시가 한창이었다. 그저 그런 미디어 아트에 기대감이 0에 수렴했건만, 다리 아픈 줄도 모르고 한참을 서 전시를 감상하게 하는 매력이 이곳엔 있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이어진 울퉁불퉁한 석회석을 비추는 빛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