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즐기는 프랑스 골동품 시장 TOP 4

기온이 올라가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5월이 되면 프랑스 전역에서 골동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시장인 브로캉트 Brocante가 열린다. 초록 옷을 입은 나무 아래서 와인을 마시며 악사들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낭만적인 계절 여름,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보물을 발견하러 브로캉트로 가보는 건 어떨까. 브로캉트가 열리는 지역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브로캉트? 마르쉐 오 퓌스?

브로캉트? 마르쉐 오 퓌스 marché aux puces가 아니고? 우리말로는 둘 다 벼룩시장이지만 마르쉐 오 퓌스는 파리의 방브나 생투앙처럼 상설로 열리는 골동품 시장을, 브로캉트는 매 시즌 날짜를 정해 열리는 골동품 시장을 뜻한다. 브로캉트는 매해 전문 잡지에 나오는 일정표를 보고 지방을 여행하는 마니아가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상설 벼룩시장에 비해 귀한 물건을 저렴하게 구할 수 있고, 전반적인 수준이 높아 골동품 상인들 역시 브로캉트를 자주 찾는다. 일정의 지역 축제처럼 바와 레스토랑, 댄스파티, 자선 경매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열려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샹보르 브로캉트 Brocante de Chambord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설계한 나선 계단과 프랑스에 르네상스의 바람을 불어 넣은 왕 프랑수아 1세, 50 제곱 킬로미터에 달하는 유럽에서 가장 큰 정원과 운하, 샹보르성이 위치한 샹보르 마을은 파리 근교에서도 단연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샹보르 브로캉트는 샹보르 마을과 성에 딸린 풀밭에서 열리는데 방문객들은 널찍한 샹보르성의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있다. 500명이 넘는 참가 부스에 방문객만 3만 명 이상 되는 샹보르 브로캉트는 파리 근교에서 열리는 브로캉트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바카라 크리스털 잔이나 은식기, 자수가 놓인 테이블 보, 18세기 가구 등 고전적인 스타일을 구경하기에는 안성맞춤. 야외에 목재 테이블을 깔아 놓은 식당과 바, 악단이 등장해 분위기를 돋군다. 한나절 샹보르성도 구경할 겸 짧은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앙덴느 골동품 시장 Foire des Andaines,

노르망디의 작은 마을 뱌뇰 드 로른 bagnoles de l'orne 에서 열리는 앙덴느 브로캉트는 참여 부스만 2천 개가 넘을 정도로 노르망디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다. 해마다 앙덴느 브로캉트의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는 수집가들이 많을 만큼 17세기부터 80년대까지 온갖 시대를 아우르는 전문적인 컬렉션을 자랑한다. 다른 브로캉트에 비해 주민들의 참여율이 높고 좋은 물건들이 많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프랑스뿐만 아니라 벨기에, 영국에서 원정 오는 이들이 있을 정도. 이곳에서 무언가를 득템 하고 싶다면 되도록 아침 일찍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파리 벼룩시장이나 골동품 상점의 주인들이 새벽 3시부터 참가 상인들의 트럭을 뒤져 물건을 싹쓸이 해간다는 소문이 있다.

  • 일정: 2024년 5월 11-12일

파리 브르타뉴가 골동품시장 Brocante Rue de Bretagne

파리 마레지구를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브르타뉴가를 지났을 것이다. 마레 중심부에서 레퓌블리크 광장으로 나가는 길인 브르타뉴가에서는 일 년에 두 번 파리에서 시내에서 가장 핫한 브로캉트가 열린다. 마레라는 지역 특성상 마레 브로캉트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빈티지 옷과 디자인 가구 등을 비롯한 디자인 용품이 많다. 워낙 유명한 브로캉트인만큼 프랑스 배우나 디자이너 등 유명 인사들을 마주치기도 한다. 마레의 노천카페에서 와인을 마시며 브로캉트를 구경하는 건 어떨까? 파리에서 벌어지는 만큼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이지만 엄선된 물건으로 정평이 났다. 특히 유행하는 레트로풍의 생활용품이나 스카프 등의 패션 액세서리, 멋스러운 빈티지 코트를 찾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렌 그랑드 브라드리 Grande Braderie de Rennes

에 이어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브로캉트인 브로캉트는 참가자들의 규모만 천 명대인 유명 브로캉트다. 렌 시청부터 시내 중심부의 60여 개 길을 막고 열리는 만큼 렌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당일에는 브르타뉴 전역에서 온 구경꾼들로 고속도로 진입로가 통제될 정도. 렌 브로캉트는 지역에 많이 남아 있는 장인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로도 유명한데 특히 도자기 공방들이 많다. 브르타뉴에서 제일 큰 도시 중 하나인만큼 오래된 브르타뉴식 건물에 자리 잡은 골동품상을 둘러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렌은 젊은 층에게 인기 높은 빈티지 의류샵이 많아서 멋진 빈티지 리바이스 청바지를 구할 수 있는 도시로 이름 높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몽생미셸이나 생 말로와 멀지 않은 만큼 브르타뉴 바닷가를 둘러 보다가 들르기 좋다.